SYNOPSIS
동두천 낮의 한산한 거리에서 영화는 시작한다. 네온 불빛이 넘실대는 클럽들 사이 한 여자가 흔들리듯 걷는 것이 보인다. 관객을 점점 더 어둡고 좁은 골목으로 이끄는 여자. 여인은 사라지고 한숨 소리만 들린다. 거울과 이불이 놓여 있는 여인의 방. 널려진 옷가지와 폭력의 흔적. 관객은 이 곳이 거리를 걷던 여자의 방임을 알아차린다. 누군가의 몸에서 나오듯 끊임없이 흘러 나오는 피가 좁고 음습한 방의 바닥을 메워간다. 방 안은 피로 서서히 물들고 다시 여인의 구두 소리. 미군 전용 술집에서의 소리가 들리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거리 소리, 구두 소리, 술집의 소리 등 현장음으로 이어지던 사운드는 여인의 방에서 묵음으로 처리된다. 쪽방에서 살해당한 한 여인의 죽음은 그렇게 동두천의 일상이 된다. 연속/불연속의 현장 사운드와, 실내/실외의 이미지가 대조를 이루면서 동두천 성매매 여인의 죽음을 드러내는 VR 영화. 주한미군에 의해 처참하게 살해된 한 여성의 마지막 순간을 시적으로 재현하고 관객이 체험하게 함으로써 영화는 정치적 이슈를 감각적 경험의 세계로 이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DIRECTOR’S STATEMENT
꺼져가는 생명의 마지막 몇 분을 기록한다는 것은 어떤 뜻일까. 감히 입 밖으로 말해질 수 없는 처참한 죽음과 형언할 언어를 찾지 못한 고통을 기억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동두천의 쪽방에서 피를 흘리며 수 시간에 걸쳐 죽어간 그녀가 스스로의 죽음을 맞이하며 느꼈을 외로움은 어떤 것일까.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더라도, 누군가가 그 순간을 같이 할 수 있었다면 그 외로움은 덜어지지 않았을까. 관객은 그녀를 “만나기” 위해 짧은 그녀 생애의 마지막 밤에 걸었던 길을 함께 배회한다. 급기야 그녀를 마주 보게 되었을 때, 그녀는 죽어가고 있는 자신의 몸이 있는 방으로 관객을 데리고 간다. 1992년의 그날은, 당신의 도움으로 다시 살아나고 기억된다.
CAST AND CREDIT
제작지원 단국대학교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 BK21 Plus 사업단, 단국대학교 글로벌영상콘텐츠연구소, 벤타 VR, VR Sound 제작후원 UCLA 한국학센터 UCLA 아시안 아메리칸 연구센터 UCLA 여성학센터 출연 김보령 제작 김선아 프로듀서 강지영 각본/연출 김진아 공동제작 김진아 촬영감독 전우열 제작실장 조은석 조감독 김현승 스크립터 손지현 편집 김진아, 최성재 가상현실(VR)사운드 장규식 사운드 디자인 Marco d’Ambrosio 후반 사운드 수퍼바이저 Terri d’Ambrosio 미술감독 이희정 미술팀장 김미경 특수효과 장은정 의상실장 이정민 분장실장 백수진 가상현실(VR)수퍼바이저 손지현 후반작업 매니저 김상수 홍보 매니저 강혜은 스테레오스코픽 수퍼바이저 벤타VR 비쥬얼 이펙트 수퍼바이저 정범연 컬러리스트 조흔중 입체타이틀편집 강지영 후반사운드 마르코코 스투디오 연출팀 박민일, 박근영 제작팀 황영훈 촬영팀 송나래 자료조사 최성재, 안선희
배급 문의
Cyan Films
cyanfilms201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