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친밀한 서울 투어. 작가의 기억과 감정으로 이루어진 매혹적인 비디오 에세이"
—김선정, 큐레이터, 제9회 광주비엔날레 예술총감독
"격변의 한국현대사를 통한 도시의 고고학을 감독의 친밀한 시선으로 포용한 수작."
—카터 에커르트, 하버드대학교 동아시아학과 교수
SYNOPSIS
<서울의 얼굴>은 아시아의 중심으로 자리잡은 거대 도시이자 지속적으로 변모하는 서울의 초상을 필름 에세이 형식으로 구성된 사적 다큐멘터리이다.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토박이인 동시에 서울을 떠난 이민자이기도 한 감독의 시선은 서울이라는 도시에 속한 토착민의 것도, 서울을 이국의 도시로 바라보는 이방인의 그것도 아니다. 서울이라는 공간 속에 존재하는 여러 상징들의 충돌과 역설에 집중하는 이 작품에서는 한 도시공간을 이야기 할 때 필연적으로 대두될 수 밖에 없는 정치와 역사의 문제가 감독의 시선을 통해 해체되고 재구성된다
삼풍백화점 붕괴를 시작으로, 1995년부터 14년간 감독 스스로 촬영해 온 서울의 모습을 14개의 챕터로 묶어낸 이 작품은 서울이라는 도시공간의 풍부하고도 혼란스러운 표정을 담아낸 열네 장의 초상화라고 할 수 있다. 서대문 형무소를 방문한 일본인 여학생들, 여의도 벚꽃 축제를 즐기는 시민들, 감독이 직접 촬영한 삼풍백화점 붕괴 현장, 이태원을 배회하는 미군들과 관광객, 부처님 오신날의 연등 행렬, 419 기념공원에 소풍 온 아이들 등, <서울의 얼굴>은 감독의 카메라를 통해 14년간 누적되어 온 이 이미지들을 모아 모순과 억압 속에 끊임없이 변화하는 메트로폴리스로 관객을 이끈다.
감독은 자신의 기억 속의 리얼리티와 자신 앞에 놓인 현존하는 도시의 모습을 화해시키기 위해 기꺼이 사랑하는 이 도시의 배회자가 된다. <서울의 얼굴>은 서울이라는 공간을 언어와 이미지, 전근대과 모더니티, 토착민의 지식과 이방인의 시건이라는 양극의 역설들이 끊임없이 충돌하고 겹쳐지면서 공존가능 해지는 역동적인 공간으로 바꾸는 것이다.
일상속의 사물들로 음악을 창조해 내는 세계적인 실험음악가 윤보라의 음악은 작품에 색다른 입체감을 부여한다.
CAST AND CREDIT
제작지원 한국국제교류재단 집필, 감독, 편집, 나레이션 김진아 제작 김진아, 김경현 촬영 김진아, 안선희 조감독 안선희 편집보조 노유정, 그렉 개그논 사운드 디자인 스티브 바덴 음악 윤보라
93분. 영어. 4:3. 2009.
REVIEWS
"편집의 리듬과 나레이션은 물론 이미지와 언어의 관계를 통해 강렬한 현재성을 경험하게 하는 작품. 도시의 표면을 넘어 왜곡과 우회로를 통과하는 개인적 추억의 굴곡을 따라 서울을 배회하게 허락한다."
— 도미니크 블루허, 영화학자
"개인과 역사, 기억과 혼란, 응시와 애도 사이에서 얻어진 일련의 자기성찰을 통해 '과거를 망각한 사이보그 도시'를 그려낸 아이러니와 재기넘치는 시선. 감독은 창경궁, 조계사, 서대문 형무소, 이태원, 남산타워 등 서울의 공간적 아이콘을 방문하여 이 도시가 공간이라기 보다는 몇번이고 반복하여 시간을 덧씌워 써내려간 원고라는 것을 깨닫는다. 영화의 미덕은 끊임없이 스스로를 파괴하고 재생산해내는 이 도시의 역사적 지층을 시각화해낸 김진아 감독의 능력이다. "
—민은경, 서울대학교 영문학과 교수
"일상적 관찰과 통시적 관점, 개인적 연대기와 역사적 사실을 혼합한 밀도 높고 친밀한 작품.<서울의 얼굴>은 크리스 마커 감독의 사적 다큐멘터리 전통에 닿아있지만 허세와 구변에 침몰되지 않은 매우 드문 작품이다. 아버지의 이발을 바라볼 때에도, 서대문 형무소에서 재현된 역사의 비극을 보고 반응하는 여고생들을 촬영할 때에도 감독의 카메라는 모순과 역설로 가득한 역사의 레이어를 발견해 낸다.”
—마이클 알메레이다, 영화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