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주M 헨리-양자경 주연 ‘파이널 레시피’, 산 세바스티안 영화제서 호평

배우 양자경, 친한, 슈퍼주니어M 헨리가 출연한 김진아 감독의 영화 ‘파이널 레시피’가 산 세바스티안 국제영화제 월드 프리미어에서 처음 상영됐다. 

‘파이널 레시피’는 지난 22일 열린 산 세바스티안 국제영화제 월드 프리미어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날 김진아 감독과 양자경, 친한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레드카펫 및 메인 오프닝 행사는 전석 매진을 기록해 현지의 뜨거운 반응을 짐작케 했다. 

영화가 시작된 뒤 객석에서는 10분마다 웃음이 터져나왔고, 상영 후에 900명에 달하는 관객들의 박수세례가 10분 간 이어졌다. 이후에도 관객들은 극장을 떠나지 않고 김진아 감독과 배우들에게 박수갈채를 보내며 포옹을 나누는 진풍경이 벌어졌다는 후문이다. 

현지 언론 또한 “화려한 눈요기와 군침 돌게 하는 음식들의 향연” “요리경연 프로그램에 가족간의 사랑과 신뢰 등 멜로드라마 요소를 양념한 가슴 따뜻한 가족 힐링 영화” 등 영화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다. 

특히 김진아 감독이 가장 감동받은 부분은 개막작 호스트를 위해 영화제 측에서 준비한 만찬에서 쉐프들이 ‘파이널 레시피’에서 영감을 받아 나물과 탕 요리를 ‘Namul’ ‘Tang’이라는 네임택과 함께 준비했다는 점. 
 
‘파이널 레시피’는 월드 프리미어 상영만으로 다음달 10일 개막하는 하와이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초청됐으며, 다음달 18일 브라질에서 개최되는 제 37회 상파울루 국제영화제 공식부문인 ‘파노라마 섹션’에 초청되는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어 추후에도 러브콜이 이어질 전망이다. 

CJ E&M 영화부문 해외팀 관계자는 "‘파이널 레시피’는 CJ E&M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자체기획개발은 물론 투자 제작한 작품으로 한국 김진아 감독이 아시아를 대표하는 양자경, 헨리 등의 배우들과의 함께아시아 공통의 정서와 가치를 담아낸 푸드무비"라며 "지난 4월 한중 합작영화로 중국 시장에서 2억 위안이라는 큰 성과를 거둔 오기환 감독의 ‘이별계약’과 같이 CJ E&M의 글로벌 프로젝트의 일환" 이라고 밝혔다.  

‘파이널 레시피’는 어린 쉐프 마크(헨리 분)가 할아버지의 레스토랑을 살리기 위해 전 세계 요리사들이 참가하는 요리대회 ‘파이널 레시피’에 도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으며, 화려한 영상과 가슴 따뜻한 드라마로 눈을 사로잡는다. 내년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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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주 헨리-양자경 주연 '파이널 레시피', 해외서 뜨거운 반응 '이례적'

영화 '파이널 레시피'가 해외에서 뜨거운 반응을 모으고 있다.

지난 22일 스페인 산 세바스티안 국제영화제 월드 프리미어에서 처음 공개된 '파이널 레시피'는 CJ E&M 글로벌 프로젝트로 첫 선을 보임과 동시에 해외에서 이례적인 반응을 모아 눈길을 끈다. 
슈주 헨리-양자경 주연 ’파이널 레시피’, 해외서 뜨거운 반응 ’이례적’이날 '파이널 레시피'는 시작된 후 10분마다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드는가 하면 상영 후 900명에 달하는 관객들의 박수 세례가 이어져 뜨거운 반응을 예상케 했다. 이후에도 관객들은 극장을 떠나지 않고 계단과 홀을 꽉 메우고 김진아 감독과 배우들에게 박수갈채와 감동의 포옹을 보내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지 언론도 '파이널 레시피'에 대한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매체는 "화려한 눈요기와 군침 돌게 하는 음식들의 향연" "요리경연 프로그램에 가족 간의 사랑과 신뢰 등 멜로 드라마 요소를 양념한 가슴 따뜻한 가족 힐링 영화(screendaily_Mark Adams)"라고 표현했다. 김진아 감독의 활력 넘치는 연출력은 물론 영화의 감동적인 스토리, 비주얼과 미장센에 대한 호평도 이었다.

또한 '파이널 레시피'는 월드 프리미어 상영 만으로 10월 10일 개막하는 하와이 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초청됐다. 이어 10월 18일 브라질에서 개최 예정인 제37회 상파울루 국제영화제 공식부문 파노라마 섹션에 초청되는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어 추후에도 '파이널 레시피'에 대한 세계 영화제의 러브콜이 이어질 전망이다. 

CJ E&M 영화부문 해외팀 관계자는 "'파이널 레시피'는 CJ E&M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자체 기획개발은 물론 투자 제작한 작품으로 한국 김진아 감독이 아시아를 대표하는 양자경, 헨리 등의 배우들과의 함께 아시아 공통의 정서와 가치를 담아낸 푸드 무비"라며 "지난 4월 한중 합작영화로 중국 시장에서 2억 위안이라는 큰 성과를 거둔 오기환 감독의 '이별계약'과 같이 CJ E&M의 글로벌 프로젝트의 일환" 이라고 밝혔다. 

산 세바스티안 국제영화제 월드 프리미어 상영과 하와이국제영화제 개막작 상영 등으로 글로벌 프로젝트에 시동을 건 '파이널 레시피'는 11월 아메리칸필름마켓을 통해 본격적인 세일즈에 나선 뒤 2014년 전세계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한편 '파이널 레시피'는 CJ E&M의 글로벌 프로젝트로 어린 셰프 마크(헨리)가 할아버지의 레스토랑을 살리기 위해 전세계 요리사들이 참가하는 요리대회 '파이널 레시피'에 도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세계적인 배우 양자경과 친한, 그룹 슈퍼주니어M의 헨리가 출연하고 김진아 감독이 메가폰을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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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하고 싶은 얘기 5개, 영화로 만드는 게 꿈” 하버드대 교수로 임용된 30대 여성 감독 김진아

한국의 30대 여성 감독이 명문 하버드대 교수로 정식 임용됐다. 영화 ‘두번째 사랑’ ‘파이널 레시피’ 등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고 있는 김진아(39) 감독. 그는 9월 학기부터 1년간 하버드대 시각예술환경학부에서 영화 제작 관련 과목을 강의할 예정이다.

서울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뒤 칼 아츠 대학원에서 영화를 전공한 그는 ‘김진아의 비디오 일기’ ‘그 집 앞’ 등의 작품이 베를린 영화제 등 국제영화제에서 잇따라 호평을 받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에 주목한 하버드대는 2004년 아시아 감독 최초로 김 감독을 교수로 초빙했다. 2007년까지 3년간 교수로 지냈던 그는 이번에 두 번째 초청을 받았다.

“영화 제작 이론과 실습을 두루 가르칠 예정이에요. 마스터 클래스에서 고급 영화 제작 과정도 맡을 것 같고요. 봄 학기엔 촬영부터 음악·의상 등 극영화의 모든 요소들을 하나씩 짚어보는 세미나도 열 생각입니다.”
하버드대 시각예술환경학부는 현장에서 활약하는 영화감독을 매년 한 명씩 교수로 영입하고 있다. 현직 감독을 통해 상아탑에선 배울 수 없는 생생한 영화 제작 현장을 학생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다양한 교육을 위해 종신계약은 배제하고 1년씩 전임교원으로 임용한다는 원칙도 세웠다. 스파이크 리 등 유명 감독들이 초청 대상이었다.

이런 자리에 2004년 당시 30세의 신인급 여성 감독이 임용되자 모두들 깜짝 놀랐다.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퍼포먼스 비디오 아트인 ‘김진아의 비디오 일기’와 실험극 성격의 ‘그 집 앞’이 국제영화제에서 화제가 되면서 두 작품에 대한 책도 여럿 나왔고 논문들에서도 종종 인용이 됐어요. 당시 토리노 영화제에서도 두 영화로 특별전을 열었는데, 하버드대 교수가 우연히 보고는 곧바로 초청을 해왔어요.”

대부분의 감독들이 1년 계약을 마치고 현업으로 돌아간 데 비해 김 감독은 이례적으로 3년 연속 교수로 활동했다. “그때만 해도 하버드대가 지금 같지 않았어요. 너무나 닫혀 있는 사회였다고 할까. 한국도 당시엔 전혀 알려지지 않은 나라였죠. ‘올드 보이’가 전 세계를 휩쓴 게 언젠데 한국영화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으니까요. 안 되겠다 싶어 한국영화제를 준비했어요. 아이비리그에서도 첫 시도였다고 해요.”

1960년대 영화부터 한국영화 대표작 15편을 상영했는데 예상 외로 좋은 반응 속에 상영 요청이 쇄도했다. 보스턴 미술관에서도 회고전을 열겠다고 나섰고 뉴욕에서도 연락이 왔다. “힘은 들었지만 뿌듯했고 보람찼습니다. 학장도 ‘훌륭한 문화교류의 자리를 마련해줘 고맙다’며 감사편지를 보내왔고, 이후 계속 교수직을 맡아달라고 했어요.”

김 감독이 이론과 실기를 두루 가르칠 수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 교수들은 2~3년 전부터 대학에 다시 와달라는 부탁을 해왔고, 영화 작업 때문에 계속 고사하던 그는 결국 올해 잠시 현업을 떠나 다시 하버드대에서 학생들과 마주하기로 했다.

미대 다니다 비디오에 매료돼 영화 선택
김 감독은 미술을 전공한 뒤 영화감독의 길을 택한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다. ‘어렸을 적부터 감독을 꿈꿨느냐’고 묻자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는 ‘영화감독이 되겠다’는 꿈은 한 번도 꾼 적이 없었고, 지금도 꾸지 않아요. 살면서 뭐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어요. 뭘 ‘하고’ 싶다, 어떤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만 할 뿐이죠.”

그가 대학 4학년 때 영상매체라는 수업이 처음 생겼다. “비디오 아트를 배웠는데 너무 재밌는 거예요. 60년대 비디오 매체가 처음 나왔을 때 미국 여성주의 작가들이 왜 그리 열광했는지 알 것 같더라고요. 게다가 한국에서는 아직 처녀림이었고요. 지금은 너무 보편화됐지만 당시만 해도 혁명적이라고 생각했고, 이걸 해야겠다 싶었죠.”

영화 전문대학원으로 정평이 나 있는 칼 아츠 대학원에 가고 싶었지만 방법이 마땅찮았다. 그래서 생각한 게 ‘일단 부딪치고 보기’. 그는 미국 LA 인근에 있는 대학교로 무작정 찾아가 교수를 만난 뒤 자신이 만든 작품들을 보여주며 “나는 당신과 공부하고 싶다”고 당당히 밝혔다. 결국 그는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다행히 제 영화 속에서 뭔가 날것의 의지가 보였던 것 같고, 그 열의 때문에 가르쳐볼 만하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비디오 아트는 그에게 새로운 세상으로 향하는 문을 열어줬다. “소위 남성 작가들에 의해 이미 남성화되지 않은, 아직 언어가 정립되지 않은 세계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어요. 또 비디오가 각광받게 된 이유가 ‘인스턴트 피드백’이잖아요. 심지어 보면서 찍을 수도 있고. 그런 나르시즘적 미학이라는 게 이전의 다른 매체와는 전혀 달랐죠.”

그의 설명은 계속됐다. “자그마한 그림을 그리더라도, 골방에서 혼자 시를 쓰더라도 사람들이 정성을 다하는 이유는 결국 그것이 가질 수 있는 잠재 관객 때문 아니겠어요. 만난 적도 없고 알 수도 없는, 시간을 초월하는 수많은 관객에 대한 남모를 기대감이랄까. 그들과 닿고 싶은 소통에 대한 열망이 큰데, 여기에 비디오라는 강력한 매체가 등장한 거죠.”

그는 어릴 때부터 사회적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사회과학을 전공한 교수 아버지 밑에서 자연스레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워갔다. 미술에 소질을 보여 미대를 택했지만 사회변혁에 대한 열망은 좀처럼 줄지 않았다. 대학에 들어간 뒤에도 그림의 한계, 대중과의 소통 등에 대해 고민을 거듭하던 그는 비디오 아트를 접한 뒤 ‘이렇게 민주적인 매체가 없다’는 생각에 과감히 진로를 바꾸기로 결심했다.

실제로 그의 초기 작품들은 메시지를 중시하는 예술영화 느낌을 강하게 풍긴다. 하지만 최근 영화들은 훨씬 대중적이다. 예술성이냐, 대중성이냐. 그의 지향점이 궁금했다. 그는 조금은 다른 답변을 내놨다. “그런 구획 자체가 억압인 것 같아요. 전 뼛속까지 자유주의자입니다(웃음). 특히 한국에서 그런 억압이 심한 듯싶어요. 과일가게에 가도 색깔로, 향기로 구분할 수 있고 여름 과일과 가을 과일, 껍질을 까먹는 것과 까지 않고 먹는 것, 이렇게 종류가 다양한데 한국은 기준이 단 하나, 가격대죠. 모든 걸 무시하고 획일화하는 억압을 나 스스로에게 주고 싶진 않아요. 누구나 이런 면도 있고 저런 면도 있는 거잖아요.”

그가 생각하는 영화란 무엇일까. 그는 대학원에 다닐 때 어느 교수가 “이것 한 가지만 명심하라”며 전한 문장을 소개했다. 바로 ‘영화란 시간을 공간으로 번역하는 매체’라는 것(Cinema translates time into space). “시간이 갖고 있는 기억을 어떻게 공간화하느냐, 눈에 보이는 것을 어떻게 이야기로 재생하느냐. 그게 영화 아니겠어요.”

그는 그러면서 필름과 비디오를 비교해 설명했다. “영화는 24장의 그림이 빛에 의해 영사가 되는 거고, 그걸 이어지는 그림으로 보는 건 뇌의 착각에 의한 거죠. 시각의 잔상 효과로 인해. 그 과정 자체가 인간에게 큰 즐거움을 주는 것 같아요. 그 희열이 분명히 있어요. 그런데 이젠 디지털화되면서 불연속적인 그림을 머릿속에서 종합해내는 과정이 사라져버렸고 대신 줄거리, 감각적인 영상, 스펙터클한 장면만 중요해졌어요. 영화가 옛날 같지 않다는 말을 많이 하는 것도 그 때문인 것 같아요.”

“하정우는 처음부터 반짝반짝 했죠”
김 감독은 2007년 최초의 한·미 합작영화인 ‘두번째 사랑’을 찍었다. 김 감독의 시나리오를 받아 든 이창동 감독과 이준동 나우필름 대표가 제작자를 자청하고 나섰다. 할리우드의 유명 프로듀서들도 합류했다. 여주인공으로는 할리우드 스타인 베라 파미가가 캐스팅됐다. 당시 무명배우였던 하정우도 이 영화에서 주연을 맡으면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하정우에 대해 묻자 그는 “정우는~”이라며 친근감부터 표시했다. “정우는 처음부터 반짝반짝했어요. 2005년 한·미 제작자들과 함께 부산영화제에 갔다가 우연히 정우가 출연한 ‘용서받지 못한 자’를 보게 됐는데 이구동성으로 ‘저 배우 누구냐’ 그랬죠. 실제로 만나보고 나선 사람들에게 공공연히 얘기하고 다녔어요. 이 친구는 그냥 연예인이 아니라 이미 대형 배우라고. 예전에 최무룡이나 김진규를 봤을 때 느꼈던 카리스마 있잖아요. 흑백영화를 뚫고 나오는 그 엄청난 존재감. 지금은 거의 없어졌다 싶었는데 그에게서 그게 보였어요. 어떻게 이게 가능하지, 어디서 이런 배우가 튀어나왔지 싶었죠.”

그는 2009년 한국 여성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베니스 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에 위촉되기도 했다. 최근엔 신작 ‘파이널 레시피’ 촬영을 마쳤다. 한·미·중 3개국이 참여해 글로벌 프로젝트로 제작된 이 영화는 인기 스타 량쯔충(楊紫瓊·양자경)이 주연을 맡아 벌써부터 국제영화제 초청이 잇따르고 있다. ‘슈퍼주니어-M’ 멤버인 헨리도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량쯔충은 프로 중의 프로”라고 평가했다. 태국 촬영 때 섭씨 35도를 넘는 날씨에다 화덕이 50개나 놓여 있는 찜통 더위 속에서 NG 한 번 내지 않더라는 거였다. “사전에 철저히 준비해 첫 테이크에서 끝냈어요. 우는 연기는 정말 쉽지 않은데, 큐에 맞춰 울기 시작한 뒤 컷을 해도 감정에 몰입돼 눈물을 멈추질 못하더라고요. 또 자기가 출연하는 장면이 아닌데도 ‘현장을 느껴야 제대로 된 연기를 할 수 있다’며 늘 촬영장에 나와 있곤 했죠. 왕언니가 그러니 다른 배우들도 열심히 할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스태프를 챙기고 아우르는 내공도 대단했어요.”

그는 1년간 미국에 머무는 동안 서울을 주제로 한 대규모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지난번 한국영화제에 이어 한국을 알리기 위한 두 번째 프로젝트인 셈이다. 여배우전(展)도 준비 중이다. “오늘날 영화산업에서는 여배우가 하나의 페르소나를 갖는 게 남자배우보다 훨씬 힘든데, 운 좋게도 베라 파미가와 량쯔충이란 훌륭한 배우와 일하면서 여배우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그가 지향하는 감독상은 어떤 모습일까. “음…, 자기가 가진 모든 걸 영화 안에 녹여내고 표현해서 공감할 수 있게 만드는 감독?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얘기가 5개 정도 있는데 모두 영화로 내놓고 싶어요.”

Source: http://sunday.joins.com/article/view.asp?a...

김진아 감독, 하버드대 시각환경학부 교수 임용

미국에서 활동하는 김진아 감독이 하버드대 시각환경학부 교수로 임용됐다.

하버드대 시각환경학부(Visual and Environmental Studies)는 영화 제작과 이론, 미술, 사진 등을 가르치는 곳이다.

이 학부의 교수는 현장에서 활동 중인 감독만을 교수진으로 한다는 학교 측의 방침으로 종신계약을 배제하고 철저히 초청으로만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아 감독은 이곳의 전임 교원으로 1년간 수업하며 졸업작품 지도를 맡게 된다.

서울대 미대를 졸업하고 미국 칼아츠 대학원에서 영화를 전공한 김 감독은 이미 2004년 아시아 감독 최초로 하버드대의 초청을 받아 2007년까지 전임 교원으로 일한 바 있다. 

감독으로서 그의 주요 연출작은 단편 '빈집', 다큐멘터리 '김진아의 비디오 일기', 장편영화 '그집앞', 하정우 주연의 장편 '두번째 사랑' 등이 있다. 현재 량쯔충(楊紫瓊.양자경)과 슈퍼주니어-M 멤버 헨리 주연의 '파이널 레시피' 후반 작업을 진행 중이다.

김 감독은 하버드대 강의와 함께 미국의 비디오 아티스트, 뮤지션들과 함께 서울을 주제로 한 대규모 전시 기획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Source: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

''두번째 사랑'' 김진아 감독, 이탈리아 보그에 포착

하정우, 배라 파미가가 주연한 ''두번째 사랑''의 김진아 감독이 이탈리아 보그와 화보를 촬영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9월호 이탈리아 보그 남성판 루오모 보그 (L''Uomo Vogue)는 ''베니스의 인재들''이라는 제목으로 올해로 66번째를 맞는 베니스 영화제에 대한 특집 기사를 다뤘다. 

김진아 감독은 올해 베니스영화제의 경쟁부문인 오리존티 부문의 심사를 맡는 동시에 신작 에세이 다큐멘터리 ''서울의 얼굴''을 선보였다. 24일 픽처북 무비스에 따르면 김진아 감독은 보그의 특집기사에서 이안 감독, 베르너 헤어조그 감독, 양조위, 샤를롯트 갱스부르 등 세계적인 감독 및 배우들과 함께 66회 베니스 영화제의 중심인물로 소개됐다. 
김진아 감독은 이번 화보에서 남성용 의상을 여성적 보헤미안룩으로 재해석한 의상을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스타일리스트 이제 화이트는 미 대통령 영부인 미셸 오바마, 글렌 클로즈 등 명사들의 스타일링을 맡았던 인물로 아르마니 셔츠와 스웨터는 물론 자켓과 부츠까지 남성용 의상으로 김 감독의 아웃핏을 완성시켰다. 

이탈리아 보그 측은 "김진아 감독은 아시아 여성으로 하버드 대학 강단에 서고 할리우드 배우들과 작업하는 것은 물론 유럽에서도 입지를 확보한 놀라운 여성감독이다. 그런 감독의 이미지에 걸맞게 ''단아하고 수줍은 동양여성''의 고정관념을 깨는 발랄하고 자유로운 모습으로 연출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진아 감독은 2004년-7년까지 하버드대학 시각예술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영화제작과 이론을 가르쳤다. 한미합작영화 ''두번째 사랑''으로 선댄스 영화제 국내 경쟁부문에 진출했고 프랑스 도빌 아메리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Source: http://www.nocutnews.co.kr/news/634000

한국, 2009 아시아 태평양 영화제에서 주도적 역할 맡아

아시아 태평양 영화제(APSA)는 2009년 국제 심사위원 중 한 명으로 호평을 받아온 한국의 작가이자 감독인 김진아를 임명했다고 오늘 발표했다.

최근 열렸던 아시아-태평양 도시 정상회담에 이어 이번에 서울에서 크리에이티브 업계의 리셉션이 있었는데, 이번 발표는 이 리셉션에서 이루어졌다. 

APSA의 Des Power 회장은 "김진아 씨는 한국에서 가장 인상적인 젊은 영화제작자 중 한 사람"이라면서 "이번에 APSA 심사위원으로 활약하게 된 걸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또한 Power 회장은 "올해는 43개국에서 212편의 영화가 출품되었는데, 이는 최다 출품작 수로 기록되었다"면서 "이들 출품작 중에서 우수한 영화적인 측면과 더불어 자국의 문화적 기원을 잘 나타낸 작품을 선별하는 일은 쉽지 않다. 김진아 씨가 이 어려운 작업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리셉션에는 APSA 학회 회원들을 비롯하여 한국의 유명한 영화제작자들, 이한나('밀양' 제작자)를 비롯한 이전 APSA 심사위원들이 참가했다. 

김진아는 세계적인 베니스 영화제에서 Orizzonti 심사위원으로 활약하고, 자신의 새 장편 다큐멘터리인 "서울의 얼굴"을 세계 초연한 후, 바로 서울에서 열린 이 리셉션에 참가했다. 

그녀는 "한국을 대표해서 국제적인 영화제인 APSA 심사를 맡게 되어 영광"이라면서 "다른 심사위원들과 함께 일하는 게 기다려진다. APSA와 같은 규모의 국제 영화제는 전 세계적으로 영화를 인식하고 홍보하는 방식에 아주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에 그녀가 APSA 심사위원으로 임명되었다는 발표가 있었으며, 다음 주에는 2009 심사위원장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APSA는 설립 초기부터 한국과 인연이 깊었다. 2008 다큐멘터리 작품상을 수상한 "끝나지 않은 전쟁", 2008 촬영상을 수상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2007년 최우수 작품상과 여우주연상(전도연)을 받은 "밀양" 등 APSA 상을 받은 한국 영화가 여럿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유명한 영화제작자이자 작가인 김홍준 교수가 APSA 추천위원회 회장이다. APSA 추천위원회는 뛰어난 국제 영화업계 전문가들로 구성되며, 다음 주 호주 브리스번에서 만나 9개 부문 후보작을 결정할 예정이다. 2009년 11월 26일 호주 골드 코스트에서 제3회 아시아 태평양 영화제 시상식이 열리는데, 그 전에 국제 심사위원단이 각 부문 수상작을 결정하게 된다.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난 작가이자 감독인 김진아는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CalArts에서 MFA를 받았다. 그녀의 작품은 베를린, 로카르노, 로테르담, 토리노 및 뱅쿠버 등 세계 각지의 영화제에서 상영되었다. 이창동이 제작하고 미국 여배인 Vera Farmiga가 주연한 영화 "Never Forever"는 2007 선댄스 영화제 경쟁 부문에 올랐고, 2007 Deauville American Film Festival에서는 특별심사위원상을 받았다. 김진아는 2008년 한국의 권위있는 대종상 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2004~2007년에는 하버드 대학에서 전임 교수로 영화 제작과 영화 이론을 가르쳤으며, 현재는 마틴 스코세지가 제작하는 영어 영화를 만들고 있다. 

퀸즈랜드 정부의 문화 프로젝트인 APSA는 CNN International, UNESCO 및 FIAPF-국제 영화 제작자 협회가 독특한 방식으로 협력하는 시상식이며, 지구의 1/3을 차지하고 전 세계 영화 중 절반을 제작하는 70개 국가에서 활약하는 영화제작자들의 작품을 기린다. 

자료 제공: The Asia Pacific Screen Awards (APSA)

Source: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

김진아 감독,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 위촉

김진아 감독이 제66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에 위촉됐다. 한국의 여성감독이 3대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 선정된 것은 김진아 감독이 처음이다. 

하정우·베라 파미가 주연 <두번째 사랑> 등을 연출한 김진아 감독은 오는 9월 2일부터 12일까지 열리는 제66회 베니스영화제의 ‘오리종티’(Orizzonti) 부문 심사위원을 맡는다. 김감독은 이안·조 단테 감독 등과 함께 심사위원으로 활동한다. 

‘오리종티’는 영화의 새로운 경향을 보여주는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지난해 전수일 감독의 <검은 땅의 소녀와>가 이 부문에 초청받아 국제예술연맹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위촉은 김감독의 <두번째 사랑>(Never Forever)과 신작 다큐멘터리 <서울의 얼굴>(Faces of Seoul)을 감명깊게 마르코 뮐러 베니스영화제 집행위원장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뮐러 위원장은 “장르와 한·미 양국의 국경을 넘나들어 활동하며 세계적인 입지를 확보한 김 감독의 작품세계에 깊은 감명을 받아 초청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베니스 프로그래머 측은 <서울의 얼굴>에서 보이는 영상과 시공간과 대한 깊은 식견에 감동받아 이 작품을 비경쟁 부문에서 공식 상영하기로 결정, 이례적인 사례를 만들었다. 김 감독은 이번 베니스영화제에서 경쟁 부문의 심사는 물론 새 작품 <서울의 얼굴>을 선보이는 바쁜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 

김 감독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하바드대학 시각예술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영화제작과 이론을 가르쳤다. 선댄스영화제 국내 경쟁부문에 진출했고 프랑스 도빌 아메리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두번째 사랑>에 대해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뛰어난 연기와 걸출한 연출력이 어우러진 감동적인 경험”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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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타임스, 김진아 감독 ‘두번째사랑’ 주목

김진아 감독(35·사진)은 유럽인과 미국인에게 비춰지는 한국 남성의 이미지는 섹시함과 거리가 멀다고 짚는다. 딱딱함이라고 규정한다. “아시아 남자들에게서 성적 매력을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아시아 남자들은 섹시하기보다는 완벽한 의사, 변호사 등 공부벌레 이미지”라는 것이다.

김 감독은 이처럼 왜곡된 아시아 남자의 이미지를 뒤엎고 싶었다.

새 영화 ‘두 번째 사랑’(2007)에서 자신의 바람대로 했다. 하정우(30)가 열연한 한국인 미국 불법체류자 ‘지하’는 힘겨운 노동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돈을 받고 성관계까지 하는 비참한 인물이다. 하지만 ‘소피’가 빠져들 만큼 남성적인 매력을 물씬 풍긴다.

영화에서 베라 파미가(35)가 연기한 ‘소피’는 성공한 아시아계 미국인 변호사 앤드루와 결혼,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 그러나 남편 쪽의 문제로 아기가 없다. 흔들리는 가정을 지키기 위해 그녀는 한국인 이민자 지하를 찾아간다. 돈을 내고 그와 성관계, 임신하려 든다. 서로의 필요에 의한 목적 있는 거래였다. 그러나 소피와 지하가 사랑에 빠지면서 거래는 깨진다.

3일 만에 완성한 시나리오다. 시나리오를 쓰고 보니 완전히 한국적이지는 않은, 그렇다고 완전히 미국적이지도 않은 내용이었다. 

김 감독은 미국 칼아츠대학원에서 영화를 공부했다. 최근까지 하버드대에서 영화 관련 강의를 맡았다. 한국의 1960년대 영화들에서 창작의 영감을 얻고 있다.

외신과 인터뷰에서 “한국영화에서 1960년대는 황금기”라고 말문을 연 김 감독은 “그 시절 영화들을 오늘날의 영화들과 비교했을 때 얼마나 잘 만들어졌고 또 얼마나 급진적인지 놀랐다”고 말했다. 이미 그 시대에 여자들의 욕망을 영화의 주제로 다뤘다는 점이 파격이라는 설명이다.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는 영화 속 아내들은 결국 가부장적 제도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비극적 종말을 맞이한다. 그럼에도 감독들이 영화에서 여성들의 성적, 감정적 욕구를 내세웠다는 사실이 김 감독에게는 흥미로웠다.

여성들의 욕망은 김 감독의 영화에서도 항상 중요한 주제다. 대학원 1학년 때인 1995년부터 작업한 ‘진아 김의 비디오 다이어리’(2002)는 여성의 몸과 욕망의 인식, 성 정체성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신선하고 섬세한 영상으로 국내외 여러 영화제에 초청받는 등 김 감독의 이름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2003년 영화 ‘인비저블 라이트’에서는 두 여자의 삶과 욕망을 다뤘다. 남자 ‘준’과 결혼한 여자, 준과 바람을 피우는 여자다.

한국과 미국이 공동제작한 ‘두 번째 사랑’은 2007년 6월 한국 개봉 당시 미국여성과 한국남성의 사랑이라는 흔치 않은 주제로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11일 미국에서 ‘네버 포에버’라는 타이틀로 개봉했다. 뉴욕타임스 신문이 올해 꼭 봐야 할 영화로 손꼽았다.

김진아 감독 '네버 포에버' 뉴욕 관객 찬사

"여류 감독다운 섬세한 연출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김진아 감독의 '네버 포에버'(한국명 두번째 사랑)가 뉴요커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11일 밤(현지시간) 맨해튼의 예술영화전문관 랜드마크 션샤인 극장 앞에는 십수명의 뉴요커들이 한 동양 여성을 둘러싸고 있었다. 동양 여성은 이날 개봉한 '네버 포에버'의 연출을 맡은 김진아 감독이었다.

김진아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인 네버 포에버는 지난해 한국영화 최초로 선댄스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고 도빌 아메리카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차지하는 등 국제적인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불법체류자인 지하(하정우 분)와 생식 능력이 없는 한국인 남편(데이비드 맥기니스 분) 대신 임신시켜줄 남성을 찾는 미국여성 소피(베라 파미가 분)와의 은밀하고 격정적인 사랑을 다룬 이 작품은 맨해튼에서 올로케됐지만 정작 뉴요커들에게는 이날 처음 공개돼 관심을 끌었다.

뉴욕 한국문화원(원장 송수근)의 정종철 영사를 비롯한 한국문화원 관계자들과 미국인 관객들이 함께 한 가운데 김진아 감독은 무대 인사를 통해 "뉴욕서 촬영한 영화를 뉴욕 관객들에게 선보이게 돼 기쁘다"며 뉴욕 개봉의 특별한 소회를 피력했다. 특히 이날 뉴욕 개봉을 축하하기 위해 데이비드 맥기니스(34)가 합류, 시선을 끌었다.

한국인 어머니(이숙영)와 스코틀랜드계 독일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맥기니스는 비교적 능숙한 한국어로 "뉴욕 관객들과 만나게 돼 기분이 좋다"고 밝은 표정을 지었다. 190cm의 훤칠한 체구로 뉴욕 태생으로 특급모델로 활동하다 영화배우로 변신했다.

'태풍', '기담' 등 여러 편의 한국 영화를 통해 국내 팬들에게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는 "최근 아버지와 함께 몬태나 해밀턴에 마스터 블렌드(Master Blend)라는 음식점을 오픈했다. 한국인들이 많지 않은 곳이라 유감"이라며 웃었다. 아직 미혼인 그는 "이젠 결혼하고 싶다. 한국 여성이라면 더 좋겠다"고 미소지었다.

이날 미국 관객들은 네버 포에버가 좀처럼 접하기 힘든 한인 사회를 배경으로 한 영화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표했다. 아들을 열망하는 한국인 가정에 시집간 미국 여성의 고뇌와 정자 제공을 원하는 남성과의 불륜이라는 독특한 소재가 인상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마크 헨더슨씨는 "뉴욕에 한인들이 많이 살지만 한인 사회에 대해서는 아는 게 전혀 없어서 상당히 흥미로왔다. 노출신과 베드신도 상당히 파격적이어서 놀랐다"고 말했다.또다른 관객 제이미 폴링씨는 "많은 것을 암시하고 관객의 상상력에 맡긴 엔딩신이 인상적이다. 젊은 여류 감독의 역량이 대단한 것 같다"고 칭찬했다.

네버 포에버는 밀양의 이창동 감독이 프로듀서로 참여했고 세계적인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으로부터 “뛰어난 연기와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연출력이 어우러진 감동적인 경험”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또한 '피아노'의 음악감독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마이클 니먼이 음악 감독을 맡아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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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아감독 ‘네버포에버’ 도빌 아메리칸 영화제 심사위원상

뉴욕을 배경으로 이민온 한국인 남성과 백인 유부녀의 사랑을 그린 '네버 포에버'(Never Forever 한국명:두번째 사랑)가 9일 프랑스에서 열린 제33회 도빌 아메리칸 영화제에서 2등격인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네버 포에버'는 한 백인 여성과 한국에서 온 이민자와의 격렬한 성적 러브스토리로 하정우와 베라 파미가가 주연을 맡았다. 베라 파미가는 2004년 LA 비평가협회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2005년에는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최고의 여배우 2위에 오른 할리우드의 스타다.

'김진아의 비디오일기'와 '그집 앞' 등의 작품으로 미국 언론과 평론가들의 주목을 받아 온 김진아 감독의 첫번째 상업영화인 '네버 포에버'는 전형적인 멜로드라마지만 한국인 이민자와 백인 유부녀의 격정적인 사랑이라는 이색 소재로 화제를 모았다.

이 작품은 한국계 미국인 변호사 앤드류(데이비드 맥기니스)와 결혼한 백인 아내 소피(베라 파미가)가 아들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한국의 문화 배경 속에서 고민하고 갈등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소피는 가족의 바람대로 아들을 낳고 싶지만 잘 되지 않고 남편의 폭력까지 더해진다. 결국 아들을 낳기 위해 우연히 알게 된 한국 남자 지하(하정우)와 정자 제공을 조건으로 동침 계약을 맺지만 격정적인 연애의 감정으로 타오르기 시작한다는 것이 기본 줄거리. 

우크라이나에서 이민온 2세인 베라 파미가는 "시나리오를 읽고 단숨에 매료됐다"면서 "김진아 감독은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단순한 감상에 빠지지 않도록 그려내는 능력을 지녔다"고 토로했다.

김진아 감독은 현재 하버드대 영화제작전공 초빙감독 및 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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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아 감독 “여성의 욕망 女시각 조명”

김진아(34) 감독의 ‘두번째 사랑’(Never Forever)은 특별하다. 최초의 한·미 합작영화로 전 장면을 미국 뉴욕에서 찍었다. 아기를 갖기 위해, 애인을 미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만난 백인 여성과 한국 남성의 이야기를 그렸다. 김감독은 미국인 스태프들을 데리고 엄격한 노조 규약과 빠듯한 예산·일정에 맞춰 ‘두번째 사랑’을 보란듯이 일궈냈다. 

작법이 전작들과 판이하다.
“미술을 전공, 창작을 시작한 이래 여성의 삶을 일관되게 다뤄왔다. 매체·형식·스타일을 달리하면서. ‘김진아의 비디오 일기’는 비디오를 이용한 실험 다큐, ‘그 집 앞’은 디지털 실험영화다. 이번 영화는 상업영화인 만큼 말하고 싶은 것에 맞춰 방법을 바꿨다.”

멜로영화를 하게 된 계기는.
“멜로는 여성의 삶과 욕망을 중요하게 다룬다. 내가 관심 있는 이야기에 딱 맞는 장르다. 하버드대학에서 한국영화를 강의하면서 많은 멜로영화를 봤다. 1960년대 작품도 다시 보면서 멜로가 대단한 장르라는 걸 새삼 절감했다. ‘자유부인’을 현대화시키거나 ‘씨받이’를 여성의 관점으로 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나리오 작업은 얼마나 했나.
“상세한 트리트먼트를 사흘 만에 썼고, 초고 시나리오를 완성하는 데 2주 걸렸다. 보스턴에 있는 차이나타운에서 이민 노동자들을 보다가 한 여성과 상반된 두 남자를 설정하면서 이야기가 술술 풀렸다. 여성이 자신의 욕망에 충실했을 때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행복한 삶에 대해 조명했다.”

시나리오 수정 작업을 하는 데에는 몇 달이 소요됐다. 2005년 봄부터 한·미 합작을 추진, 두 나라 관계자들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나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오랜 프리 프로덕션을 거쳐 지난해 여름에 한 달 동안 찍었다.

베라 파미가 연기가 돋보인다.
"대단한 배우다. 베드신은 물론 폭넓은 여성의 모습과 다양한 감정의 기복을 실감나게 잘 표현해 주었다. 연기력을 갖춘 신선한 마스크에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여배우를 찾는 게 쉽지 않았는데 베라 파미가를 캐스팅하면서 모든 게 풀렸다.”

베라 파미가는 2004년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수상작인 ‘절망의 끝에서’(Down to the born) 여주인공으로 각광받았다. 이 영화로 LA비평가협회 여우주연상 수상했다. 올해 아카데미상 4개부문 수상작인 ‘디파티드’에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멧 데미먼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의사로 출연, 전세계 영화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캐스팅은 쉬웠나.
“시나리오를 읽고 ‘내 이야기’라고 하더라. 그는 프랑스 명문가의 배우와 이혼한 뒤 그리 유명하지 않은 록그룹의 키보디스트와 재혼했다. 어쨌든 나중에 출연을 번복하려고 했는데 내가 보내준 전작과 하정우씨의 활동상을 보고 마음을 굳혔다.”

하정우는 어땠나.
“기대 이상이었다. 믿었기 때문에 시시콜콜 요구하지 않았고, 알아서 잘해주었다. 베라 파미가가 ‘나는 연기를 한 것이 아니라 정우씨 연기에 리액션을 했을 뿐’이라며 정우씨를 칭찬하더라. 정우씨는 자신의 캐릭터를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었고 완벽하게 해냈다.”

미국 촬영현장은 어땠는지.
“미국 촬영현장은 진행이 빠르다. 노조 규약상 하루에 12시간 이상을 촬영할 수 없다. 그럼에도 25회로 촬영을 마쳤다. 하루 평균 25컷, 많게는 34컷까지 찍었다. 시간에 쫓기면서도 한국적인 것을 많이 보여주기 위해 소품·의상 담당과 싸워가면서 한국제품을 사용했다.”

영어제목의 의미는.
“칠레 출신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파블로 네루다(1904~1973)의 한 시(詩)에서 딴 제목이다. 인간의 유한한 삶과 두렵지 않은 사랑, 다시 오지 않을 진짜 사랑을 뜻한다.”

김감독의 다음 영화는 파라마운트에서 제작하는 심리 스릴러다. “8월부터 교수를 그만두고 영화연출에 전념하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언제든 한국에서 활동할 것”이라는 그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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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작업한 영화 음악 중 이 가장 아름답다"

김진아 감독의 <두번째 사랑> 음악 작곡한 마이클 니먼 인터뷰

영화 <두번째 사랑>의 음악을 작곡한 마이클 니먼은 피터 그리너웨이 감독이 만든 <영국식 정원살인사건>을 비롯한 18편의 영화와 제인 캠피온 감독의 <피아노>에서 음악을 맡은 세계적인 영화음악가다. <두번째 사랑>을 연출한 김진아 감독은 평소 마이클 니먼의 음악에서 “영상이미지를 문학적 의미 이상으로 승화시키는 힘”을 느꼈고 영화를 준비하며 초조한 마음으로 그에게 시나리오를 보냈다. 그리고 시나리오를 본 마이클 니먼은 “작품만 좋으면 개런티는 상관없다”며 영화음악을 준비했다. 과연 그는 어떤 심정으로 한국의 감독에게 자신의 음악을 선사했을까. 현재 바쁜 공연일정에 쫓기고 있는 그를 잠시 온라인의 세계로 데려와 이메일로 대화했다.

<두번째 사랑>의 시나리오에서 어떤 매력을 느꼈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나와 한국영화와의 인연이라고 할 수 있는 작은 사건 때문일 것이다. 2004년 여름, 서울에서 공연을 개최한 뒤 김진아 감독과 내가 감명 깊게 보았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의 김기덕 감독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었다. 그때 김진아 감독과 한국영화는 물론 영화음악 전반에 걸쳐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흥미로운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 김진아 감독이 <두번째 사랑>의 시나리오를 보냈을 때 이미 나름대로 그녀의 작품세계에 친숙한 느낌을 갖고 있었다. 여성 캐릭터의 열정과 헌신, 그리고 욕망에 대한 고찰을 명징하게 그려낸 감독의 비전에 큰 감명을 받아 작업에 동참했다.

<두번째 사랑>의 음악을 만들면서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제인 캠피온의 <피아노>와 마찬가지로 시나리오의 강렬함은 이미 김진아 감독의 연출이 체화한 베라 파미가의 연기를 통해 견고하게 구현되어 있었다. 그 강렬함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을 규정한 셈이다. 김진아 감독은 미국 동부에, 나는 런던에서 작업해야 했던 터라 작업이 힘들긴 했지만, 나는 정말 오랜만에 감독과 만족스러운 협력관계를 경험했던 것 같다. 특히 프리 프로덕션 기간에 미리 만들어서 배우가 실제로 음악을 들으며 연기를 했던 ‘네버 포에버 탱고’(소피가 지하와 처음으로 마음이 담긴 격렬한 섹스를 하고 나서 혼자 바에 내려가 술을 마시며 듣는 음악)는 영화에 일관성을 부여하는 중심 멜로디가 되었다.

당신은 로열아카데미에서 정식으로 음악을 전공한 것으로 알고 있다. 처음 음악을 만나게 된 계기는 어떤 것이었나.
집에서는 라디오 외에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길이 없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개인 음악 교습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의 가르침은 헌신적이었고 덕분에 나는 매우 성공적으로 음악 세계에 입문할 수 있었다.

당신의 음악은 모차르트 등의 클래식과 스코틀랜드 민요까지 다양한 음악유산을 재료로 삼아왔다. 그런 시도를 한 의도는 무엇이었나.
그것은 아마도 문화가 정말 음악 안에 함유되어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어떻게 보존되어 있고, 그것을 내가 소화해낼 때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가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던 것 같다. 왠지 이 말이 오만하게 들릴까봐 겁난다.

지금까지 영화음악을 하면서 가장 힘들게 악상이 떠오른 작품은 무엇인가? 혹시 영화를 보자마자 악상이 떠오른 작품도 있는가.
감독이 가진 음악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의 음악으로 번역해내는 것은 언제나 어려운 작업이다. 감독과 협력하는 데에는 타협과 절충의 기술, 상대가 원하는 것을 파악해내는 능력이 중요하다. 영화를 보자마자 악상이 떠오른 작품은… 글쎄, 어쩌면 <원더랜드>라는 작품이 그랬을 수도 있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매우 드문 일이다.

지금껏 많은 영화의 음악을 했다. 그중 당신의 음악이 가장 아름답게 들렸던 영화는 무엇인가.
단연코 <두번째 사랑>이다. 아마 김진아 감독이 분명 이 인터뷰를 읽게 되겠지?

영화음악의 역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영화에 매우 필요한 무엇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공연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어떤 공연이고, 어떤 음악들을 연주하는가.
1982년부터 2005년 사이에 작곡한 작품들을 주로 연주하는 공연이다. 영화음악으로 말하자면 <영국식 정원살인사건>과 <리버틴>까지의 영화들이다.

공연 이후에 음악을 작곡하기로 영화가 있는가.
G. W. 팝스트 감독의 1929년작 <판도라의 상자>에 새로운 스코어를 작곡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무성영화에 음악으로 새로운 옷을 새로 입힌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작업이다. 물론 영화도 걸작이지만 무엇보다 감독이 세상을 떠난 지 오래이니 영화음악에 대해 잔소리하는 사람도 없고 얼마나 좋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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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아 감독

<두번째 사랑>을 내놨다. 한미 합작에, 할리우드 배우인 베라 파미가가 출연했다는 이유로 많은 화제를 낳고 있지만 영화가 가진 파생력은 보이는 것 이상이다. 고정적인 인종 간 성역할을 뒤바꾼 멜로 드라마를 통해 그녀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깊고 크다.

<두번째 사랑>의 출발은?
원래 영화연출을 가르치러 하버드 대학에 갔는데, 학과에서 학생들이 한국영화에 관심이 많으니 강의를 개설하자고 했다. 소개 수준에서 해보자고 해서, <지옥화>부터 <태극기 휘날리며>까지 한국영화의 역사를 다뤘다. 그 와중에 50~60년대 한국영화를 재발견했다. 어릴 때는 울고 짠다고 뭐라 했는데 서구에서 영화교육을 받고 다시 보니까 쇼킹했다. 그리고 너무 잘 만든 영화들이었다. 나는 언제나 ‘여자의 욕망’을 영화적으로 표현하려고 욕심을 낸다. 더 큰 화두는,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가?’다. 60년대 멜로 드라마들을 보면 80년대 이후 한국영화에서 찾아보기 힘든 생생한 여자 캐릭터들이 있다. 그런 걸 보면서 멜로라는 게 진짜 엄청난 장르라고 생각했다. <자유부인>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자매의 화원>의 한국적인 멜로를 어떻게 내 영화와 혼합할까 하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멜로가 가진 기본 틀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보편적인 힘이 있다. 그런 것에 도전을 해보자는 마음에 <두번째 사랑>의 시나리오를 썼다.

주인공인 소피(베라 파미가)가 너무 한국적인 백인여자라 이상했다.
한국에서 생각하는 미국 백인 여자의 이미지는 딱 <섹스 & 시티>의 4명인 거 같다. 가정주부라면 <위기의 주부들>을 떠올리고. 그거는 정말 희화화된 거다. 미국이야말로 진짜 보수적이고 청교도적인 사회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집에서 밥하고 빨래하고 산다. 미국은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달한 사회이기 때문에, 가정 안에서 경제적인 능력이 없는 사람에 대한 존중이 전혀 없다. 돈을 벌지 않는다면 기본적으로 밥값을 못하는 사람이고, 어마어마하게 헌신적으로 집안일을 하며 그에 대한 보상을 해야 한다. 그런 강박이 되게 크다. 그리고 한국에선 남자건 여자건 제일 무서워하는 게 ‘실직’인 것 같은데, 미국 애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건 배우자나 애인의 외도다.

소피의 시댁인 한인가족은 굉장히 보수적이다. 의도적인 건가?
앤드루(데이비드 맥기니스) 집의 경우는 옛날 한국 이민자들의 가치관을 답습한 가정이다. 이민 1세대는 온갖 허드렛일을 참아냈고, 자식들이 대신 기대하는 가치를 이뤄주길 바랐다. 미국 내 한인사회는 한국사회와 완전히 다르다. 영화 속 장면들이 리얼하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나 자신이 한인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기독교에 대한 반감도 없다. 궁극적으로 소피의 소외를 보여주기 위해서 필요했던 배경이다. 금발머리 백인에 8등신인 소피는 주류 사회에서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캐릭터인데 어쩌다가 한인사회에 오게 돼서 상상을 초월하는 소외감을 느낀다. 관계가 역전되어 있다. 보통은 이민자가 소외를 느끼는데 오히려 이 영화에서는 백인이 그렇다.

한국 남자가 미국에서 정말 인기가 있긴 한 건가?
한국에서 동남아 노동자들을 보면 성적인 대상으로 생각조차 안하는 것처럼, 미국에서의 한국인도 그렇다. 실제로 멋있을 수도 있는데 아예 그렇게 보질 않는 거다. 예외적인 존재들도 가끔 있다. 잘 생기고, 백인 같은 체력에, 재력도 있고, 아이비리그 나와서 변호사 등의 직업을 가진 한국 남자들. 그 정도 돼야 백인 여성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들을 한다. 그게 영화 속에서 앤드루 캐릭터다. 그는 아내인 백인 여자를 트로피처럼 꿰어 차고 있는데, 성적으로 무능하다. 반대로 막노동으?하루하루 벌어먹고 사는, 심지어 같은 아시안계 여자들에게조차 성적으로 무시당하는 그런 남자인 지하(하정우)가 섹시한 남성으로 보인다.

너무 전통적인 멜로여서인지 옛날영화 같기도 하다.
한국관객들은 새로운 것에 대한 강박이 있는 것 같다. 이야기를 정석대로 풀어주면 시시하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사실 미국에서는 인종적인 전복 하나만으로도 충격이 큰 영화다. 한국은 인종에 대한 의식이 없기 때문에 별 인상을 받지 못할 수 있다. 자세히 보면 계급이나, 사랑의 과정 등 여러 가지 미묘한 전복이 있다. 그렇지 않아도 찍으면서 한국에서 히트치려면 마지막에 소피가 앤드루에게 맞고 유산해야 한다고 했다. 질질 짜고 피 흘리면서 지하한테 찾아가 “우리 다시 시작하자” 이렇게 해야 한다고.(웃음) 하지만 그건 내가 만들고 싶은 영화는 아니었다.

베라 파미가의 재발견이다.
<다운 투 더 본>을 보고 베라 파미가를 좋아했는데, 캐스팅 디렉터가 한참 떠오르는 배우라 잡기 힘들 거라고 했다. 마틴 스코시즈도 그 영화 보고 반해서 <디파티드>의 의사 역을 준 거다. 그녀가 <두번째 사랑>에 덤벼든 이유는 자기 과거 이야기와 비슷해서다. 원래 베라가 재력가 집안의 프랑스 배우에게 시집을 갔다가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났다. 록밴드의 키보디스트인데 촬영장에 만날 따라왔다.(웃음) 베라가 그 친구랑 너무 깊게 사랑에 빠져서 다 버리고 떠난 과거가 있다. 나보다 소피를 더 잘 이해했기 때??오히려 내가 그녀의 말을 받아 적었다.(웃음)

영화에 관련된 인맥이 눈부시다.
이창동 감독은 미국에서 열린 한국영화제에서 얼핏 뵙고,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몇 번 술자리를 함께 하며 재미있는 대화를 나눴다. 나무필름 이준동 대표와는 원래 호러영화를 준비했는데 <두번째 사랑>을 보여 드렸더니 이창동 감독이랑 같이 읽어 보고 만들어 보자고 했다.마이클 니먼은 서울 콘서트 때 만나서 연락처를 받았는데 음악 감독을 부탁하려고 한번 전화해 봤다. 시나리오가 좋다며 음악을 맡아줬다.스코어 말고 배경 음악을 고민할 때 자신의 과거 CD를 주며 맘대로 쓰라고 해서 감동 받았다.

할리우드 에이전시인 CAA에서 눈여겨본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두번째 사랑>은, 나쁘게 말하면, 한국적인 특성이 많이 드러나지 않는다. 한국적인 사회성보다 인종이 큰 거여서 그런 점이 한국관객에게 부족하게 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좋게 말을 하자면, 지역색을 넘어서는 힘을 가진 영화일 수 있다. 할리우드 사람들에게 어필을 한 부분은 <두번째 사랑>이 보편적인 정서를 이야기한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계약을 하게 됐다. 지금 작가와 작업 중인 시나리오는 완전 미국 이야기지만, <두번째 사랑>과 비슷한 점이 많다. 평범한 가정주부가 변모하는 이야기이고, 여자가 원하는 게 뭔지 질문을 하고.

한국영화의 인기가 영향을 줬나?
미국에서 작년과 재작년이 한국영화 붐의 피크였다. 트렌디하고 세련된 애들이면 다 한국영화 보는 거였다.(웃음) 나한테는 당연히 득이 됐다. 특히 마틴 스코시즈는 한국영화를 좋아하는데다가 베라가 <디파티드> 촬영하면서 <두번째 사랑>을 자랑하니까 나한테도 관심을 가졌다. 그가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을 35밀리 필름으로 보고 싶어 해서 구해서 보내주기도 하는 등 계속 교류했다. 일요일 점심 초청을 받기도 했는데 너무 궁금한 게 많다며 한국영화에 대해 속사포처럼 질문을 해대더라.(웃음) 그는 영화에 대해 너무 너무 너무 애정이 많은 사람이다.

한국에서의 활동은?
나는 한국 사람이니까 당연히 한국관객과 소통을 하고 싶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근시일내에 좀 더 한국적인 내용을 담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한국 관객들이 원하는 게 뭔지 좀 더 공부해야할 것 같다. 한국영화라는 큰 틀 안에서 필요한 영화가 무엇인지도 생각해봐야할 거 같고.

검은 눈과 파란 눈의 사랑을 찍다

김진아의 한국과 미국 합작영화 <두번째 사랑>은 얌전한 제목과 달리 백인 중산층 여자와 한국인 불법체류자 남자의 위험한 사랑을 다룬다. 
 
하정우와 베라 파미가가 출연하는 이 뉴욕판 로미오와 줄리엣 스토리는 설정의 파격뿐만 아니라 인물의 눈썹 움직임까지 포착하는 카메라의 돌진이 인상적이다. 이 과감한 스타일로 김진아는 한국의 극장가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상업영화를 선보인다.김진아는 하버드에서 한국문화와 영화를 가르치는 젊은 대학교수이자 영화감독이다. 지금까지 <김진아의 비디오 일기>와 <그 집 앞>을 연출한 이 사람은 마주 앉은 이들에게 자기 에너지를 망설이지 않고 드러낸다. 겉으로 재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 자기 홍보에도 주저가 없으며 당당하게 자기 자랑도 한다. 조금 질리는 구석이 있기도 한데, 2001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김진아의 비디오 일기>를 보면 그가 얼마나 독한 여자인지를 알게 된다. 

엄마처럼 살기 싫어 미국 유학을 결행한 이후 자기 생활의 내밀한 부분을 일기 쓰듯이 찍은 이 비디오물의 노골성과 파격성은 보는 이를 질리게 했다. 157분 동안 거식증과 폭식의 유혹을 오가는 자신의 몸을 집요하게 기록한 이 영상일기는 보는 사람마저 탈진하게 만든다. 동시에 이 비디오물은 과연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 자기파괴와 유폐의 이미지들이 가득한 가운데서도 아름다운 풍경화를 보는 것처럼 수려하게 집 안 사물을 카메라로 포착한다. 그때 ‘자기 연민보다는 나르시시즘을 택하겠다’던 김진아는 장편 데뷔작 <그 집 앞>을 2003년에 완성했으나 부산국제영화제에 잠깐 공개된 것을 빼고는 세인의 관심에서 사라졌다. 여성의 자기 정체 찾기라는 익숙한 소재를 다룬 이 영화는 숱한 예술영화들의 진열대에서 불행하게도 자기 생명을 얻지 못했다. 그런 뒤에 그녀는 지난해 영화진흥위원회 주최 예술영화지원작 공모에 신작 시나리오를 출품했고 당선됐다. 
 
“그 소식을 듣고 뉴욕에서 환호성을 올렸다. 그때까지 과연 새 영화를 찍을 수 있을까 확신이 서지 않았다. 종자돈이 생기니까 비로소 새 영화를 찍게 된다는 실감이 났다.” 한국과 미국의 합작 형태로 계획된 김진아의 신작은 하정우, 베라 파미가 주연으로 지난해 폭염이 한창이던 뉴욕에서 25회차로 촬영을 마치고 후반작업을 거쳐 선댄스영화제에 공개된 후 마침내 한국 극장가에 걸리게 됐다. 김진아로선 처음 상업영화로 관객에게 말을 거는 셈이다. 이 영화가 <두번째 사랑>이다.

시사를 끝내고 충무로 근처 식당에서 만난 김진아는 잔뜩 긴장해 있었다. 그녀는 포커페이스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다. 활짝 웃는 표정과 불안한 한숨 소리가 교차하면서 시시각각으로 얼굴표정이 바뀐다. “이건 상업영화잖아요. 어떤 이들은 감독이 영화 만들면 끝 아니냐고 하지만 그건 아닌 것 같아요. 흥행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건 당연지사 아닐까요?” 비평적 명예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더니 얼굴에 좌절이 깔린다. “벌써 위로하는 건 아닌가요? 블록버스터들이 많긴 하지만 이 영화가 대중적으로 얼마나 알려질지 기대하면 안 되는 건가요?” 그리고는 계속 근심, 한탄, 비관을 쏟아내면서 거꾸로 이 영화가 흥행할 수도 있다는 말을 상대에게 듣고 싶은 속내를 드러냈다. 

하정우가 홍보에 열심이지만 여주인공 역을 맡은 베라 파미가도 올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그녀 자신이 한국에 일찍 오지 못한 것에 대해 울면서 속상함을 토로했다고, 신작을 체코에서 찍고 있는데 6월 말에는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그때까지 <두번째 사랑>이 극장에 걸려 있으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말의 속사포를 쏘아댔다.

뉴욕에서 영화를 찍는다는 것
솔직히 자기 홍보에 전력하는 김진아의 그런 모습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김진아는 적극적으로 그런 욕심을 늘 드러내는 유형의 캐릭터이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난 척 한다고 오해도 받는다. 자기주장이 강하고 친구 만들기에 능동적으로 나서는 그녀의 성품은 이번 영화에서 진가를 드러냈다. 

마이클 니먼이 이 영화의 음악을 맡은 것도 김진아의 대시하는 성품 덕분이었다. 한 번 저녁식사를 하고 호감을 나눈 것이 전부인 그와의 인연을 밑천으로 김진아는 파격적으로 싼 개런티에 그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주변에선 설마 되겠느냐고 했지만 김진아가 보낸 메일에 금방 마이클 니먼은 긍정적인 답신을 보냈다. 시나리오를 받고 나선 시간별로 자신의 소감을 적은 메일을 보냈고 마침내 영화음악을 수락한 후에도 조심스럽게 개런티가 많지 않다고 양해를 구한 김진아에게 “그건 내 문제이지 네가 신경 쓸 문제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렇게 화통하게 스탭으로 참여한 마이클 니먼이 작곡한 음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김진아가 퇴짜를 놓았을 때 감독들과 언쟁을 벌이기로 유명한 이 깐깐한 장인도 꽤 놀랐을 것이다. 김진아의 요구에 맞춰 수정한 음악작업을 끝내고 그는 김진아의 남편이자 이 영화에 프로듀서로 참여한 어바인 대학의 김경현 교수에게 적잖게 놀라고 상처를 받았다고 고백했다. 선댄스영화제에 <두번째 사랑>이 출품됐을 때 그들은 같은 숙소에 머물며 나이 차이를 넘어 친구처럼 놀고 지냈다. 이런 일화를 통해 실력 있는 사람이면 누구와도 어울려 친구로 놀 수 있다고 대드는 유형의 적극적인 성품을 지닌 김진아의 면면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 사랑>에서 인상적인 여주인공 소피를 연기한 베라 파미가는 우리에게 <디파티드>로 알려진 여배우다. “베라 파미가를 섭외하려 했을 무렵, 그녀는 메인 스트림 영화에서 떠오르는 존재였다. 모두 파미가를 이 영화에 캐스팅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했다”고 김진아는 말했다. 프리프로덕션 스탭 대다수가 반신반의하는 가운데 시나리오를 파미가에게 보낸 김진아는 곧 직접 만나자는 전갈을 받았다. 파미가를 만났을 때 대화는 캐스팅 수락 여부가 아니라 여주인공 소피에 대한 공감을 나누는 쪽으로 흘렀다. 

흥미롭게도 베라 파미가는 <두번째 사랑>의 소피와 유사한 인생 내력을 갖고 있었다. 파미가는 프랑스 명문가의 남편과 별 탈 없는 결혼생활을 누리다가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로커 출신의 남자와 새 살림을 꾸렸다. 전 남편은 모든 것을 잊을 테니 돌아오라고 말했지만 파미가는 돌아가지 않은 채 새 남자와 격식에 얽매이지 않은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전 남편과는 지금도 친구처럼 지내면서 파미가는 영화촬영이 없을 때면 뉴욕 인근의 농장에서 오리 떼를 몰며 지낸다. 그녀 자신의 개인적인 이력과 맞물려 파미가는 <두번째 사랑>의 소피에게 강렬하게 동화됐다. “베라 파미가와는 아무런 소통의 문제가 없었다. 그녀가 나보다 더 여주인공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우리는 함께 울고 웃으며 촬영기간 동안 친구가 됐다.”

실제로 이 영화에서 파미가가 보여주는 연기는 감독 김진아의 입장에서 보면 신의 은총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유복한 한국인 사업가 남편과 사는 주부 소피를 연기하는 그녀는 수태능력이 약해 아이를 갖지 못해 괴로워하는 남편의 고뇌를 덜어주고자 뉴욕에 불법체류하는 한국 남자 김지하와 계약을 맺고 임신을 시도한다. 싸늘하게 이어지는 이들의 육체관계가 어떤 과정을 거쳐 희미한 사랑의 단계로 나아가고 마침내는 격렬한 애정으로 휘몰아칠 때 소피의 안락하지만 무미건조한 중산층 행복의 허상도 산산조각난다. 
한 여자의 자기 정체 찾기라는 주제는 여기서도 비슷한 맥락으로 다뤄지지만 점프 컷과 극단적인 클로즈업으로 일관한 스타일 속에서 포착되는 베라 파미가의 얼굴 표정, 손짓, 벌거벗은 가슴과 등, 세세한 주름 하나까지 한 여자의 마음을 송두리째 들여다보는 듯한 감당 못 할 압도감을 준다. 망원렌즈로 당겨놓고 들어오는, 다른 영화에 비해 1인치 더 치고 들어오는 난폭한 카메라의 존재를 당당하게 받아내는 강력한 기운이 배어나서 베라 파미가라는 여배우의 얼굴 하나만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충만감이 생겨난다. 
흔히 열연을 한다고 했을 때의 그 배타적인 나르시시즘의 기운이 전혀 의식되지 않는 가운데 천 개의 표정을 지닌 여배우의 실존적 불안과 열망이 스크린 공기 전체를 잠식하는 것이다. 

베라 파미가의 매력을 결과적으로 뒷받침해준 이 거칠고 과감한 스타일은 <두번째 사랑>의 매력을 지탱하는 것이지만 뉴욕 현장에서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유럽영화에선 곧잘 볼 수 있지만 뉴욕 인디영화계에서는 금기에 가까운 거친 생략적 편집과 들고 찍기 촬영으로 짜인 김진아의 콘티는 스탭들의 반발을 샀다. 촬영 첫날부터 조감독, 라인 프로듀서를 비롯한 주요 스탭들은 이대로는 영화가 제대로 완성되지 않는다고 김진아의 남편이자 프로듀서로 현장에 있는 김경현 교수에게 끊임없이 어필했다. 노조에 가입된 스탭들을 고용해 하루 12시간 근무로 25회차 촬영으로 마무리된 <두번째 사랑>의 현장은 10분이라도 지체되는 것이 용납되지 않는 시간과의 싸움에 대한 강박과 뉴욕의 여름 폭염과 스탭들의 보이지 않는 거부감 속에서 엄청난 긴장으로 치러졌다. 

“한국과는 달리 뉴욕에서 영화를 찍을 때 감독은 현장의 모든 스탭들과 소통해야 한다. 그는 한시도 자리에 앉아 있을 틈이 없다. 모든 파트와 관련해 바로바로 연출자로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들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뉴욕에서 김진아의 현장 지휘 모습을 보고 보통 강단을 지닌 연출자가 아니라는 걸 알았다”고 이 영화의 제작사인 나우 필름의 이준동 대표는 사석에서 말했다. 

자기 앞의 생
어떤 사연을 거쳐 영화가 만들어졌든 간에 결국 평가를 위해 남는 것은 영화의 완성도뿐이다. 앞서 말한 대로 비상한 화면 사이즈 연출 감각을 보여주는 <두번째 사랑>에는 단순한 플롯에 심은 세밀한 디테일을 보는 재미로 가득 차 있다. 지하와 소피가 돼지우리 같은 지하의 허름한 아파트에서 관계를 맺을 때 소피는 자신의 속옷을 곱게 개어 비닐봉지에 담는다. 자신의 몸을 제외한 어떤 것에도 외간 남자의 흔적이 남는 것을 꺼리는 이 백인 여자에게 지하 역시 유쾌한 기분일 리가 없다. 관계를 맺으면서 지하는 자신에게 소리 내어 중얼거린다. “무슨 눈이 이렇게 파래?” 그들은 당연히 서로 소통하지 못한다. 그들이 소통하는 것은 각자 간직한 상처를 서로 드러내어 생채기를 내는 일련의 폭력을 통해서다. 그 과정이 내밀하게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게 표현되는데도 숨 막히는 기분이 드는 것은 역시 연출과 연기 덕분이다. 여자의 정체를 슬쩍 파고드는 남자의 질문에 “담요를 새로 사야겠어요”라는 일상적인 말로 여자가 둘러칠 때, 그 평범한 말의 오감 사이에 끼어드는 눈빛의 마주침과 외면과 정적과 닿을 듯 스쳐지나가는 상처의 공명은 문자로 언어화될 수 없는 시각적 서술의 어떤 경지에 이른다. 

뉴욕에서 불법체류자로 일하면서 자신보다 상류층인 백인 여자에게 씨내리 역할을 하는 한국 남자가 상대에게 말을 거는 방법은 공격하는 것뿐이다. 섹스라는 관계의 외피에서 백인 여자 소피는 남자의 정액을 받는 그 순간을 제외하고는 철저하게 자신을 밀봉하려 든다. 그들이 차이나타운에서 함께 밥을 먹으며 설전을 벌일 때 우아하게 퇴장하려는 그녀에게 지극한 모욕을 전해준 남자는 비참하게 달아난 여자가 차이나타운 골목 어딘가에서 마구 울고 있는 것을 볼 때 비로소 그녀도 자신과 비슷한 유형의 상처받은 영혼이라는 걸 안다. “당신이 뭘 안다고 그래. 나에 대해 모르면서”라고 말하며 우는 소피 역의 베라 파미가의 연기는 남자의 연민을 사는 그런 지점이 아니라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오랜 고독과 상실감으로 온몸의 신경세포가 막혀 있는 자의 절해고도의 심정을 드러낸다. 
 
이런 막다른 골목에 처한 자들의 동병상련을 묘사하는 김진아의 연출은 세련되면서도 내밀하다. 그들이 비로소 마음을 서로 약간 열었을 때 섹스 장면 묘사를 보면, 육체적인 것에서 마음을 담아내는 수준의 연출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탄복할 사례가 될 만하다. 허름한 아파트의 삐걱거리는 침대에서 서로 몸이 함부로 닿을까 저어하면서 서서히 몸을 열고 망설이면서 빠져드는 육체와 마음의 합일상태에 이르는 것은 남녀관계의 작은 기적이자 동시에 파국이다. 그들은 이후 백인 중산층 여자와 한국인 불법체류자라는 남녀 사이의, 인종 사이의, 계급 사이의 매우 위험한 경계를 넘는다. 

상투성과 겨루는 상업영화의 숙명 속에서 <두번째 사랑>은 1인치 더 들어가는 클로즈업의 생생함으로 증명하듯 개인의 내면을 파헤치는 것으로 생명을 얻는다. 경건한 가족모임 파티에 불쑥 끼어드는 불온한 연애의 판타지를 대수롭지 않게 처리하는 영화 종반의 장면에서 알 수 있듯 점프컷은 경계를 넘나드는 이 영화의 가장 강력한 표현도구다. 거듭 점프하면서 무의식의 열망의 단계를 모방하려는 듯한 영화의 호흡은 허다한 대화 장면들에 끼어드는 침묵과 정지의 순간을 효과적으로 통제함으로써 이 일탈의 연대기에 섬세한 배려의 시선을 입힌다. 우리는 희생자가 될지도 모를 이 위험한 연애의 실행자들인 주인공들에게 무작정 공감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망설임과 두려움까지 받아들임으로써 적극적인 공범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결말은 명쾌하게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일방적인 행복이나 희망이라는 것도 없고 다만 살아낸다는 것의 약동하는 의지가 있을 뿐이다.소피가 잔잔히 파도치는 바닷가에서 아들과 함께 놀고 있는 장면이 나오는데, 모든 것은 관객의 상상에 맡겨둔 채 카메라는 소피의 모습을 지극히 바라볼 뿐이다. 클로즈업을 버텨내는 기운을 타고난 배우 베라 파미가는 여기서도 관객에게 자기만의 방식으로 말을 걸고 있다. 거기서 관객의 상념은 더 뻗어갈 수 있을 것이다. 김진아의 연출은 거기까지만 안내한다. 

영화 속의 다른 대목에서 바깥 유리창을 통해 샤워를 하는 소피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 있는데, 샤워를 하다 말고 문득 소피는 겨드랑이를 쳐들어 자기 몸의 냄새를 맡는다. 끊임없이 주변을 배려해야 한다는 강박을 보이는 정숙한 현모양처이지만 불안한 영혼의 소유자였던 소피는 영화 말미에 이르러 자신을 탐색하고 자기 앞에 솔직해지는 그런 여자로 바뀌어가는 것 같다. 한참동안 자신에게 집중하다가 아참, 당신들은 이런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라고 묻는 당당함이 이 영화의 후반부에 묘사되는 소피의 캐릭터에게서 풍겨나는 것이다.

그건 결국 이 영화의 감독 김진아의 또 다른 자아가 스며 있는 캐릭터의 반영이기도 할 것이다. <두번째 사랑>은 상처받은 영혼들의 결합이라는 보편적인 위반의 러브스토리를 계급과 인종을 뛰어넘는 플롯에 녹여 정해진 틀에 갇히지 않는 분방한 스타일로 치고 들어간 한 여성 감독의 성공적인 상업영화 데뷔작으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미국사회에서 백인 여자와 한국 남자의 육체적 관계를 드러내고 묘사한 이 러브스토리를 수용하기는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다른 시각에서 중산층 도덕을 거부하고 자기만의 모럴을 찾는 여성 주인공을 용서하지 못할 남성 관객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맥락에서 <두번째 사랑>은 거꾸로 꽤 용감한 영화이자 오래 준비한 자의 손맛도 있는 이미지의 정찬 코스가 될 것이다.
김영진 편집위원

 

‘씨받이’를 뒤집어놓은 여성영화죠

여성 영화감독이라고 하면 혹시 풍채 좋고, 입담 좋은 아줌마거나 머리 짧고 중성적인 외모가 떠오르는가? 21일 개봉한 <두번째 사랑>의 김진아(35) 감독은 이런 선입견에서 벗어나 있다. 여성스럽고 젊으며, 체격도 왜소하다. “여자감독이먼 덩치 크고 연륜이 있다고 으레 생각하죠? 그래서 한때 군인처럼 머리를 깎기도 했는데. 그리고 저 젊은 감독 아니에요. 오히려 늦었죠. 남자 감독들 대부분 20대부터 활동하고, 주목받잖아요. 삼십이 훌쩍 넘었는데….”

김진아. 그의 이름이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할리우드에서 가장 촉망받는 신세대 감독이다. 서울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영화를 공부했다. 그동안 자신의 일상을 담은 <김진아의 비디오 일기> <그 집 앞> 같은 다큐멘터리를 선보여 각종 영화제에서 주목받았다. 얼마 전 니콜 키드먼, 톰 크루즈 등 할리우드 배우와 샘 레이미, 마이클 만 등의 스타감독을 보유한 최고의 에이전시인 시에이에이(CAA)와 계약을 체결해 화제가 된 인물이기도 하다. 현재 하버드대 시각예술학부 교수다.

그가 처음으로 도전한 상업영화 <두번째 사랑>으로 시험대에 오른다. 한미합작으로 만들어졌는데, 국내에서 먼저 개봉하게 됐다. “평이 나쁘지 않아 다행이에요.” 19일 만난 김감독에게선 자신감이 배어났다. 각각 <디파티드>와 <용서받지 못한 자>로 미국과 한국에서 뜨고 있는 베라 파미가와 하정우가 주인공으로, <밀양>의 이창동 감독이 제작자로, <피아노>의 마이클 니만이 음악감독으로 나섰으니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두번째 사랑>은 “섹스를 두고 거래를 시작한 남녀가 사랑에 빠진다”는 뻔한 설정에서 시작한다. 그렇다고 하룻밤 대가로 100만달러를 받고 아내를 빌려주는 <은밀한 유혹>(1993)과 유사하다고 생각하면 큰 실수다. 이 진부한 소재에서 그는 ‘여성의 삶과 행복’이라는 주제를 끄집어냈다. 올해 초 선댄스영화제에서도 “여성의 심리묘사가 간결하면서도 섬세”하다는 호평을 받았다.

주인공 소피(베라 파미가)는 임신능력이 없는 남편에게 아이를 안겨주려고 외모가 닮은 한국인 청년(하정우)에게 ‘한번에 300달러, 임신하면 3만달러’라는 위험한 거래를 제안한다. 섹스의 주도권 역시 소피가 쥔다. 소피는 남편에게 “잘못했으니 용서해달라”고 울며 매달리지 않는다. 안나 카레리나처럼 기차에 몸을 던지지도 않는다. “누구와 맺어졌든, 그가 원하는 삶과 행복을 스스로 찾았다는 게 중요하니까요.”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하는 김 감독은 이 영화의 영감을 그가 존경하는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에서 받았다고 한다. “<씨받이>는 남성적 시각에서 그려진 영화잖아요. 대를 잇기 위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씨받이가 되고, 아이를 뺏긴 씨받이는 절규하다 자살하는 것이요. 여기에서 여성이 선택하 할 수 있는 건 하나도 없잖아요. <두번째 사랑>은 철저하게 <씨받이>와 대립되는, 색다른 시각을 가진 여성영화로 봐주셨으면 해요.”

<두번째 사랑>은 과연 누구의 이야기에 가까울까? 김감독의 이야기는 아니다. “베라가 저를 처음 봤을 때 ‘자기 얘기’라고 하더라구요. 실제 베라는 모든 것을 가진 남편과 잘 먹고 잘 살다가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진 경험이 있다는 거에요. 그래서 영화가 더 빛났죠.”

다음 작품은 파라마운트에서 제작하는 심리 스릴러물 <더 젤러스 원>(가제)이다. 학생을 가르치는 일과 영화를 찍는 일을 하는 게 거의 ‘살인적 스케줄’이라고 한다. “8월부터는 교수직을 접고 감독만 할 겁니다. 시나리오 작업 중인 차기작은 이웃에 사는 두 여자가 서로 질투하면서 벌어지는 심리게임을 다뤄요. ‘여자가 원하는 게 무엇일까’를 탐구한다는 면에서 <두번째 사랑>의 연장선이겠네요. 그동안 미국에서 주로 작업을 했는데, 제의만 온다면 언제든지 한국에서 작품을 만들 겁니다.”

Source: http://www.hani.co.kr/arti/culture/movie/2...

김진아 감독(2)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자”

남성감독도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일단 남성감독이 이런 시나리오를 쓰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베라 파미가가 저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만약 남자감독이 <두번째 사랑>의 시나리오를 집필했다면, 시나리오를 받고 나서 이것 하겠다고 이야기는 하지 않았을 거예요. 무슨 생각으로 이런 시나리오를 섰는지 물어보기는 했겠지만 말이에요.” 남성감독이 이런 시나리오를 쓰지는 않았겠지만, 만약에 받아서 만들었다면 지금보다는 더 외면풍경에 충실한 멜로영화를 만들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 같은 경우에는 소피의 내면풍경을 담아내는 데 주력한 것에 반해서요.

소피와 앤드류의 초반 베드신 장면은 다소 삭막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미국에서 성공한 한인 2세 앤드류에게 금발의 8등신 미녀 소피는 전시용 와이프의 의미가 없지 않아 있어요. 그렇다고 해서 그 둘의 사랑이 진실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런 식으로 결혼을 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소피가 앤드류한테 끌렸던 이유는 자기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의 성취욕구 때문이었을 거예요. 반면, 소피의 경우 자기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안다 하더라도 추구하기를 두려워했어요. 

그런 앤드류가 아기를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그 모든 기반은 무너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두번째 사랑>의 첫 장면이 앤드류 아버지 장례식으로 시작하잖아요. 그때 앤드류는 아버지를 잃은 슬픔에서 남성상의 타격을 스스로 받아요. 사실 그토록 원했던 아이를 임종 전에 보여드리지 못한 죄책감이 가장 컸을 것 같아요. 다른 어떤 것들보다도. 그런 장례식이 끝나고 나서 하는 정사 신이있기 때문에 거기에서 성적인 욕망을 그리는 것보다는 앤드류가 표현해야 절박함을 보여주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했어요. 

앤드류는 장례식 장면에서도 굉장히 차갑고 정서적으로 메말라 있는 사람처럼 보여지잖아요. 소피는 그런 앤드류의 슬픔을 이해하기 때문에 현재 마음을 표현해주기를 바라지만 둘 사이의 열정과 애정은 이미 식어 버린 상태에요. 앤드류한테는 어느 정도 폭력성이 가미된 ‘소리없는 절규’와 같은 정사신이었기 때문에 관객들한테는 건조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극중 두 남자 지하, 앤드류 중에 한 명을 선택하라면?
당연히 지하죠.(웃음) 제가 가지고 있는 사랑관이나 애정관이나 인생관이 시나리오 속에 묻어날 수 밖에 없잖아요. 제가 <두번째 사랑>에서 결국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자신의 욕망에 충실해야 한다”였거든요. 모든 삶의 원동력은 몸으로부터 나와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고요. 극중에서 지하는 소피의 삶을 변화시키는 메신저 역할을 사실은 하는 거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영화이기 때문에 지하를 선택할 수 밖에 없겠죠.

배우 하정우는 어땠나요?
정말 정우 씨는 어떤 칭찬을 해도 모자라지 않는 배우인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정우 씨를 너무나 믿었기 때문에 사사건건 개입을 하지 않았어요. 배우 하정우가 뉴욕이라는 공간에서 느낄 수 있는 인간적인 소외감을 통해 지하라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외로움을 표현해 낼 수 있도록 자극은 했지만 말이에요. 하정우가 지하라는 캐릭터로 되어주기를 바랐을 뿐이지 촬영장에서 꼬치꼬치 “이렇게 해주세요. 저렇게 해주세요” 라고 주문을 하지는 않았어요. 저의 믿음이 오히려 정우 씨한테는 플러스 요인이 된 것 같아요. 서로에 대한 신뢰 안에서 정우 씨는 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을 했던 것 같아요. 사실 대사가 많은 캐릭터가 아니잖아요. 그나마 몇 개 안 되는 대사는 영어대사로 해야 하고.(웃음) 그런 것들을 너무 완벽하게 소화를 해준 것 같아요. 베라 파미가가 하정우에 대한 연기칭찬을 할 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나는 연기를 한 것이 아니라 지하 역을 한 정우씨의 연기에 리액션을 했을 뿐이다.” 베라 파미가라는 배우가 그런 말을 할 정도로 하정우 씨는 현장에서 어마어마한 카리스마를 분출했어요. 

미국 촬영현장은 어땠나요?
미국 촬영현장 같은 경우에는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진행이 빨라요. 노조 때문에 하루 12시간 이상을 촬영을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25회 차 만에 촬영을 마쳤어요. 하루에 촬영할 수 있는 시간이 적다고 해서 컷 수를 줄일 수는 없는 일이잖아요.(웃음) 하루에 평균 34컷까지 소화해 내야 했기 때문에 촬영장에서 시나리오를 바꾼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어요.

결말에 대한 고민이 많았을 것 같은데요?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결말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게 사실이에요. 불륜영화의 가장 큰 맹점을 하나 꼽는다면 결말을 짓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거에요. 불륜영화는 어떻게 놓고보면 자기를 찾아간다는 점에서 일종의 성장영화로 볼 수 있거든요. 두 남녀가 사랑에 빠져서 파국을 맞게 되는 과정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그 다음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 같아요. <언페이스 풀> 같은 경우도 어중간하게 열린 결말로 끝내버리잖아요. 불륜영화가 보여주는 결말은 크게 나누면 두 가지로 압축되는 것 같아요. 여자가 파국을 맞던가, 아니면 드라마에서 종종 나오는 집으로 다시 기어들어가서 남편과 대충 맞추어가면서 사는 비참한 결말. 그런데 저는 둘 다 용납을 할 수가 없었어요

극중 소피라는 여자가 어떤 선택을 하던 그것은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소피가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시점에서 행복하다는 것을 그것을 관객이 느껴주기를 바랬어요. 소피의 아기는 바람을 피워서 낳은 아기 때문에 다른 어머니하고는 다르게 가야 한다고 생각했고요. 이 여자가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구나 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두 번째 아기를 임신한 모습을 보여주었죠.

사진 속 지하의 여자친구는 누구인가요?
그 친구는 윤주희 씨라고요. 싸이더스HQ에 소속된 배우라고 알고 있어요. 처음부터 연기가 필요한 역은 아니었지만, 존재감이 있어야 하는 역이었기 때문에 여러 여배우의 사진을 받았어요. 극중에서 설명되지 않은 지하의 과거를 그 사진 하나로 이야기해야 했기 때문에 마스크가 굉장히 중요했고요. 또 소피가 그 사진을 봤을 때 지금 이 사람이 이런 비참한 삶을 살고 있지만 한 때는 행복한 삶이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하나의 소도구였기 때문에 사진 선정에 있어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었죠.

바뀐 영화 제목은 마음에 드세요?
마음에 들고 안 들고를 떠나서요. 일단 한국관객들을 위해서는 좋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해요. 영어권에서 <네버 포에버>라는 제목은 큰 울림이 있는 제목이지만, 한국에서는 설명하기도 어렵고 “무슨 뜻이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 정도로 애매모호한 뉘앙스를 가진 제목인 게 사실이잖아요. 원제가 직역이 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비슷한 의미를 가진 제목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이 더 중요했어요. 두번째 사랑으로 자기 자신의 행복을 찾은 소피의 마음을 <두번째 사랑>이라는 한국식 제목이 잘 표현했다고 생각해요.

<두번째 사랑>을 통해서 말하고 싶었던 것은?
<두번째 사랑>은 한미합작이고 베라 파마기라는 할리우드 배우가 나왔고 하정우라는 멋진 배우가 영어대사를 소화해냈고 뉴욕에서 촬영을 했고 이런 여러가지 외부적인 이슈거리가 많잖아요. 이런 것들 보다 제가 봐주셨으면 하는 것은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정서적인 울림이에요. 성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사랑해서는 안 될 사람에게 마음을 준 경험이 있잖아요. 또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을 하잖아요. 그것이 짝사랑이건 쌍방향의 사랑이건. 그런 것을 한번이라도 느껴본 관객 여러분이라면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될 것 같아요. 그냥 마음을 열어두시고 주인공들의 감정을 따라가면서 편한 마음으로 보아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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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아 감독(1) “장르는 중요하지 않다”

한미합작영화 <두번째 사랑>의 시나리오를 직접 쓰고 연출을 맡은 김진아 감독은 <김진아의 비디오 일기> <그 집 앞> 등의 작품으로 이미 세계적으로 연출력을 인정받고 있는 실력파 감독이다. 하버드 대학에서 극영화 연출과 한국영화 이론 등을 강의하고 있는 그녀는 무척 따뜻하고 부드러운 사람이기도 했다. 

한 시간 가까이 진심을 다해 인터뷰에 응해주어 기자를 감동시킨 김진아 감독은 진심이 느껴지는, 그래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한 명이라도 자신을 더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고, 더 사랑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가 만들어내는 주파수를 가지고 좀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했다.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배우들을 미리 생각해두셨나요?
시나리오를 쓸 때는 누구를 염두에 두고 쓰지 않았어요. 작가와 연출을 겸하는 사람으로서 시나리오 쓸 때는 영화는 감독의 것이고, 촬영에 들어가면 영화는 배우의 것이고, 편집이 들어간 후부터는 영화는 관객의 것이라고 생각해요.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상상력을 다 동원해서 “소피는 나이가 어느 정도 있지만 정말 맑은 느낌을 가진 헌신적인 느낌의 여자일 거야” 라고 설정해놓고 그려나갔어요. 지하 같은 경우에는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남성적인 매력을 가진 인물로 그리려고 했고요.

시나리오를 쓸 때 캐스팅의 어려움이 있을 거라 생각은 하지 않았나요?
그런 우려를 당연히 했었죠. 다행히 저희 캐스팅 디렉터가 대단히 능력이 있는 분이라 많은 여배우들을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배우를 많이 알고 있더라도 영화랑 어울리지 않는다면 안 되는 거잖아요. 노출 신이 많고, 어마어마한 감정의 기복을 오가야 하지만 대사는 많지 않기 때문에 배우 선정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또 헌신적인 어머니 상에서 시작했다가 자기 욕망을 찾고 삶을 찾는 여자의 모습을 폭넓게 보여주어야 했기 때문에 ‘소피’ 역할에 어울릴만한 배우를 찾기가 정말 힘들었어요. 그야말로 천의 얼굴을 가진 여배우가 필요했거든요. 많은 배우를 추천을 받았는데 딱히 마음에 드는 배우가 없었어요.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으면서도 기존 이미지에 얽매이지 않는 배우가 필요했어요. 관객들이 ‘왜 저런 여자가 한국 남자와 저러고 있어’ 이런 느낌을 주면 안 되는 거잖아요.(웃음) 연기력이 뒷받침되면서도 마스크는 신선해야 했기 때문에 여배우 선정에 있어서 고민이 많았어요. 그러던 참에 우연히 <절망의 끝에서>라는 영화를 보게 됐어요. 그 영화를 통해 베라 파미가라는 배우를 처음 알았기 때문에, 그 배우가 어느 인지도가 있는 배우인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사전지식이 전혀 없었어요. 이 영화에서 그녀가 보여준 신들린 연기는 저로 하여금 “저 여자 원래 저런 여자 아니야”라는 생각까지 하게 만들었어요. 마약 중독자로 나오는데 너무 리얼하게 연기를 해서 정말 그런 여자로 의심했다니까요.(웃음) 

그 영화를 보고 나서 베라 파미가가 주연한 영화들을 찾아봤는데, 너무 놀란 게 영화마다 이미지가 너무 달라서 알아볼 수가 없는 거예요. 그 사실을 확인하고 나서 캐스팅 디렉터한테 바로 전화를 했죠 “정말 이 배우랑 같이 일하고 싶다.” 캐스팅 디렉터가 할리우드에서 캐스팅 1순위에 있는 배우라고 말했을 때 “어머 나는 왜 몰랐지?”라고 내 자신을 자학했어요.(웃음) 캐리비안의 배 안에서 휴가 중인 베라 파미가가 시나리오를 보내달라고 했고, 휴가가 끝난 뒤 뉴욕으로 곧장 와서 저를 만났어요. 다른 영화를 찍으러 러시아로 가기 바로 당일에 시간을 내서 저를 만난 거에요. 카페에서 만났는데 소피 역을 이미 하겠다고 마음의 결정을 하고 나온 것 같았어요. 저를 보자마자 “소피 역의 헤어스타일은 어떻게 할 거야” “그 신에서 어떻게 감정을 처리하면 좋을까?" 이런 식으로 자신의 의견을 말해서, 그녀를 보는 순간 “내가 그토록 찾던 소피가 바로 여기에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시나리오 쓸 때와 현장에 있을 때 어느 쪽이 더 행복하세요?
현장에 있을 때요. 비교가 안 돼요.(웃음) 시나리오 쓸 때는 나름 예술가의 마음을 가지고 머리를 쥐어짜면서 혼자 하는 일이다 보니까 괴로운 일도 많고 외로워요. 사실 영화 촬영이 끝난 뒤 하는 후반작업도 만만치 않게 괴로워요. 왜냐하면 밀폐된 공간에서 배우와 스탭들을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애써준 결과물을 가지고 최선의 결과물을 뽑아내야 한다는 책임감이 너무 막중해서 괴롭고 힘들어요. 반면, 현장에서는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즐겁고 재미있어요. 

정말 “나는 이 일을 재미있어서 한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만큼 배우들과 일하는 게 너무나 행복해요. 제가 머리 속에서 생각했던 일들을 그림으로 현실화되는 것을 볼 때면 너무 기분이 좋아요. 배우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캐릭터를 만들어가고 고쳐나가는 과정은 정말 즐겁고요.

다른 사람이 쓴 시나리오에서 연출해 보고 싶었던 이야기는 없었나요?
당연히 있었죠.(웃음) 사실 미국 CAA에서 보내준 시나리오들이 할리우드에서 진행 예정에 있는 큰 프로젝트인 경우가 많거든요. 크기가 큰 만큼 비슷비슷한 면도 많고요. 왜냐하면 큰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어야 하기 때문에 안전하게 갈 수 밖에 없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사실 마음에 드는 시나리오를 찾지 못하고 있다가 최근에 한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어 작업해 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 적이 있어요. 192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여자가 주인공인 영화였는데, 안젤리나 졸리가 이미 캐스팅되어 있는 상태였어요. 그래서 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는데 저보다 이틀 먼저 시나리오를 접한 클린트 이스트우드에게 기회가 돌아갔어요. 당연히 그런 거장 감독과 경쟁을 할 수 없는 거니까 깨끗하게 물러섰죠.(웃음) 그리고 나서 생각했죠. 좋은 시나리오에 좋은 배우까지 투입된 영화는 거장 감독한테 뺏기기가 쉽구나. 그때부터 파라마운트가 개발 단계부터 시나리오를 만들어가는 것이 저한테는 빠른 길일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어요.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곳을 뉴욕으로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저는 뉴욕이라는 도시가 정말 재미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너무나도 많은 인종들이 혼합이 되어서 살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을 길거리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어요. 그런데 신기한 건 그 안에서 굉장히 분리가 되어있는 도시 또한 뉴욕이라는 사실이에요. 계급적으로나 인종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업퍼 이스트 사이드라는 곳에 가면 주류사회로 편입하고 싶은 사람들을 쉽게 접하게 돼요. 그리고 차이나타운에 가면 여기는 중국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야말로 오리지널한 중국의 모습을 볼 수 있어요. 뉴욕이라는 도시 안에서 서로를 곁눈질하면서 서로를 견제하는 사람들의 시선 교환에서 저는 늘 섹시함을 느꼈어요. 개발이 많이 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저소득층이 많이 살고 있는 차이나타운 같은 곳을 평생 가 볼 일이 없는 금발의 부유한 백인여성이 지하라는 남자를 쫓아갔을 때 그 풍경은 어떤 것일까 생각을 하다가 나온 곳이 뉴욕이라는 곳이었어요. 그래서 문화적, 인종적 갈등을 첨예하게 드러낼 수 있는 곳으로 뉴욕을 선택하게 되었죠. 

제작비는 어느 정도 들었나요?
저도 아주 정확하게는 모르겠는데요. 2~300백만 불 사이라고 알고 있어요. 더 많이 들었다고 보기는 어렵죠. 제작비만 놓고 봤을 때 뉴욕에서 찍었지만 미국 영화로 치면 상당히 저예산 영화라고 할 수 있어요. 미국의 경우 저예산 영화에 배우들이 출연했을 때 상업영화하고는 완전히 다른 식으로 접근을 해주어요. 스탭들도 무료봉사까지는 아니었지만 헌신봉사를 했어요.(웃음) 그들이 평소 받는 것에 1/10도 안 되는 돈을 받고 참여를 해주었기 때문에 <두번째 사랑>은 탄생될 수 있었어요.

영화감독의 길을 선택한 계기가 있다면?
“나는 멋있는 영화감독이 되고야 말겠어.” 어릴 때부터 그런 꿈을 꾸었던 사람은 아니에요.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펼쳐나갈 매체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영화를 선택하게 된 같아요. 그 과정 속에서 다른 매체보다 더 발언의 힘이 센 영화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고요. 이런 식으로 유기적으로 점차 영화라는 매체에 다가갔고, 영화인으로 자리를 잡게 된 것 같아요.

감독으로서 가장 많이 영향을 받은 사람을 꼽으면?
현재 활동하고 있는 감독 중에 본받고 싶은 감독은 이안 감독이에요. 중국에서 저예산 영화를 두 편 만들고 나서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그 이후부터는 장르를 종횡 무진하면서 영화를 연출했어요. 할리우드 상업시스템 안에서 영화를 만들고 있지만 작가로서 목소리를 잃은 적은 없어요. 그 분의 영화를 굉장히 좋아해서 한 번은 시리즈로 몰아서 일주일 동안 본 적이 있어요. 그때 섭렵을 하면서 발견한 사실인데 그 분의 영화에서 언제나 공통적으로 나오는 대사가 있었어요. 굉장히 다른 영화들이고 굉장히 다른 장르라서 전혀 공통점을 찾을 수 없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영화를 그렇게 몰아서 보니까 주인공이 울분을 토하면서 말하는 “니가 내 마음에 대해서 얼마나 알아”라는 대사가 귀에 들어왔어요. 그때 생각했죠. 이 사람이 말하고 싶은 것이 결국에는 인간으로서 느끼는 소외감이나 외로움이나 소통의 문제구나. 자기 감정을 억누르고 사는 억압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하다 못해 <와호장룡> 같은 무협영화에서마저 장쯔이가 울분을 토로하고, <센스 앤 센서빌리티>에서도 엠마 톰슨을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드러냈죠. 그것을 보면서 굉장히 존경스러웠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어요.

이안 감독처럼 다양한 장르에 욕심이 많은 것 같은데요.
사실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결국에는 하나에요. 사람이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일까? 그리고 그것을 추구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 사실 자기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란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욕망이라는 감정 자체가 사회와 교육에 의해서 길들여져서 자기가 원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것이지, 실제로 자기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란 정말로 힘든 것 같아요. 특히 여성들의 경우 그것이 무엇인지 정말 알기가 힘들고요. 한 여성이 자기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갔을 때, 그리고 그것을 추구했을 때 발생하는 일들이 저에게 있어서는 화두에요. 주인공이 그런 일에 빠지면서 슬픈 일이 발생하면 멜로영화가 되는 것이고, 그런 일들이 일어나서 무서운 일들이 벌어지면 그건 공포영화가 되는 거겠죠. 소재 안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가 중요하지, 장르 자체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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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몸이다

<두 번째 사랑>의 김진아 감독

“미국의 에이전트 CAA와 계약을 맺었고 파라마운트사와 새 영화도 준비 중이다. 이제 전업감독 해야지. 3년째 강의했던 학교 수업도 이번 학기를 마지막으로 끝낼 예정이다. 감독이 연출로 밥 먹을 수 있으면 선생 노릇 안 해도 되지 않겠나. (웃음)” <두번째 사랑>을 만드는 동안 김진아 감독은 몸이 몇개라도 부족할 만큼 바쁘게 살았다. 이 영화를 만드는 동안에도 하버드대학 영상예술학부 초빙교수로서 매 학기 두 과목씩을 가르치는 일은 계속해야 했다. 여름방학 동안 25회차로 촬영하고 학기 시작한 뒤로는 월요일에서 수요일까지 강의하고, 목요일에 뉴욕으로 날아가 편집하고, 다시 주말에 보스턴으로 오는 살인적인 일정을 보냈다. 고된 땀이 빚어낸 결과물은 결이 고운 멜로드라마로 나왔다. 백인 여성이 두명의 한국계 남성 사이에서 자기의 욕망을 찾는 내용이다. 한·미 제작사의 실험적인 합작품이자 뉴욕 독립영화의 일면을 보여주는 영화다. 그리고 무엇보다 김진아 감독 편에서 본다면, 1950년대 미국의 가족멜로드라마와 한국의 50, 60년대를 풍미한 통속멜로드라마가 만나기를 바랐던, 더글러스 서크와 신상옥의 결합을 꿈꾼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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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마운트와 계약한 새 작품은 어떻게 돼가나.
개발 중이다. 선댄스에서 5일 동안 여섯개의 할리우드 스튜디오 개발팀을 만났고 그중 파라마운트를 선택한 건데, 에이전트를 통해서 스크립트를 많이 받았다. 그런데 마음에 드는 게 별로 없었다. 그중에 딱 하나 마음에 드는 게 있었다. 여자주인공이기도 했고. 누가 붙어 있느냐고 물었더니 안젤리나 졸리라고 하기에 무조건 한다고 했다. 그런데 이틀 뒤 에이전트에게 전화가 온 거다. 이틀 전에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가져갔다고. 정말 좋은 스크립트는 그런 사람들이 훔쳐가는 모양이다. 솔직히 내가 클린트 이스트우드하고 경쟁할 순 없지 않나. (웃음) 그래서 아예 그럴 바에야 초기 개발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달라고 했다. 여자 두명이 주인공이고, 연기파 여자배우 두명을 붙일 가능성이 있는 프로젝트다. <두번째 사랑>의 히치콕 버전이랄까. 평범한 가정주부 옆집에 굉장히 예쁜 독신 여성이 이사오면서 그 둘의 정체성이 바뀌어간다는 묘한 사이코스릴러다. 지금 작가하고 초고를 같이 써가는 중이다. 한국말로 하면 <질투하는 여인>(The Jealous Woman) 정도 될 것 같다. 파라마운트에서 생각하는 건 나오미 왓츠와 니콜 키드먼인데, 그 정도 스타를 캐스팅하려면 개발 단계에서부터 배우들의 의견을 들어야 하는 거라 지금 그 작업 중이다. 올해 가을까지 초고를 완성하고, 겨울쯤부터 구체적인 캐스팅에 들어가려고 한다.

선댄스에서는 반응이 좋았다고 들었다.
내 입으로 이런 말 하는 건 민망하지만(웃음), 그랬다. 원래 나는 시사회장에 메모지와 수첩을 들고 가서 관객의 반응을 적는다. 여기서 웃고 저기서 우는구나, 이런 걸 체크한다. 그런데 선댄스에서는 사람들이 너무 몰입해서 보니까, 그렇게 체크하는 행동 자체가 미안하다는 느낌이 들어 그만뒀다. 메인 극장에서 상영하고 난 다음에 사람들이 기립박수를 치는데 나 같은 냉혈한도(웃음) 눈물이 핑 돌고 한국식으로 90도 인사하게 되더라. 머리를 많이 굴려야 하는 게 아니라, 마치 더글러스 서크 영화처럼 정석대로 만든 거라서 그런가보다.

처음에는 호러영화를 구상했다고 들었다. 그러다 하버드 초빙교수로 갈 즈음 이 영화를 구상하게 됐다고 알고 있다. 그 시기에 구체적으로 어떤 경험이 있었나.
나는 지금도 여자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장르는 호러와 멜로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내 화두는 결국 여자가 자신이 추구하는 일을 알고 그걸 할 때 무슨 일이 생길까 하는 것인데, 그때 무서운 일이 생기면 호러고 슬픈 일이 생기면 멜로인 거다. 그때는 호러가 맞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하버드에 갔을 즈음, 내가 미국을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도 미국이 별세계로 보였다. 미국 지식인층의 심장부 역시 골수 백인사회라는 걸 깨달았다. 그곳에서 내가 아시아인들을 많이 볼 수 있던 곳은 차이나타운이었다. 보스턴 차이나타운은 뉴욕 차이나타운하고 또 달라서 되게 우울하다. 거기서 아시아 남성들이 완벽하게 무성화한 존재로 취급받는다는 걸 알았다. 내가 고민하고 있던 여성의 욕망 외에 아시아 남성의 성에 대해서도 민감하게 생각하게 된 거다. 그게 두 남자 캐릭터가 나온 계기인데, 소피(베라 파미가)의 남편인 앤드루(데이비드 맥기니스)는 그나마 성적인 존재로 여겨질 만한 전문직 아시아 남자지만 그 사람이 사실은 정자에 이상이 있는 사람이고,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 불법체류자인 지하(하정우)야 말로 꿈틀거리는 생명력과 건강한 몸을 가진 남자라는 두 극단을 보여주고 싶었다. 또 한 가지 계기는 내가 두 번째 학기부터 한국영화 강의를 맡게 되면서다. 전공자는 아니지만 원래 좋아했고 세미나 형식이라 부담없이 맡게 되었는데, <하녀> <자유부인>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같은 한국 고전영화들을 프린트로 새로 보면서 멜로라는 장르가 이렇게 대단하구나, 느낀 거다. 그 전까지 여자의 욕망을 호러로 풀어보려 했다면, 방향을 바꿔 멜로로 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특정한 영화를 염두에 두고 장면화한 것이 있나
무의식적으로 보자면 <지옥화>에서 최은희가 피아노 치는 장면. <자유부인>에서 주인공이 집으로 돌아오는 골목길 장면. <자매의 화원>의 의상 컨셉. 그리고 <씨받이>에서도 영감을 많이 받았다. 비즈니스로 시작한 것이 사랑이 된다는 것.

소피 역의 베라 파미가는 금발의 백인 여배우인데도 이상하게 성적인 면보다 모성애가 더 강조되어 보인다.
그런 소리를 들으면 나는 좋은데, 말하자면 베라는 백지 같다. 백치가 아니라. (웃음) 주변 색에 따라 눈동자 색이 바뀌는 희귀한 눈을 갖고 있다. 그런데 배우로서 베라 자신도 그렇다. 완전히 변신이 가능한 배우다. 원래 내가 생각했던 소피 캐릭터는 부잣집 마나님 느낌이 좀 있었는데, 베라를 보는 순간 순진한 매력을 발견하고 그쪽으로 굳혔다. 미국은 그런 캐릭터 내용을 상의할 때 매니저를 통하지 않고 배우와 직접 한다. 되게 똑똑한 친구인데 할리우드에서 여자배우들이 섬세하지 않게 그려지고 맡을 역할이 많지 않은 것에 불만이 많다. <디파티드> 때에도 각본에 불만이 많았고, 마틴 스코시즈도 그걸 알고 있었다. 심지어 그 영화에서 어떤 자기 대사는 자기가 쓰기도 했으니까. 마틴 스코시즈가 그걸 인정해줬다. 나하고는 몹시 잘 맞아서 할리우드에서 그 복잡하고 까다롭다는 노출신도 아주 편하게 찍었다. 복도에서 지하와 소피가 섹스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건 원래 없던 장면이다. 그런데 베라가 “여기서는 팬티 내리고 엉덩이에 키스 한번 해줘야 감정이 산다”고 해서 들어간 장면이다.

누가 봐도 이전까지의 작품이 개인적인 심리의 심연을 보여준 거라면 이번 영화는 대중적인 장치를 많이 고려한 영화다.
일단 나 개인에 대한 관심이 없어졌다고 해야겠다.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를 보면 왜 그런 말하지 않나. “모든 여자애들에게는 자기 발가락 자기가 찍으면서 좋아하는 때가 있다”고. 내 생각에 여자는 대학을 졸업하는 순간부터 자기 자리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데, 그때 대처할 수 있는 건 나르시시즘밖에 없다. 우선 자기를 알아야 하니까. 그래서 나도 많이 헤맸던 때가 <김진아의 비디오 일기>나 <그 집 앞> 만들던 시기다. 그때까지만 해도 야심만만해서 이 세상에 내 자리는 어디인가 고민하던 시기였으니까. 그런데 서른 넘어가면서 든 생각은 나는 여자고 영원히 유목민이라는 거다. “어차피 위대함은 그들(남성)의 것이니까”라는 말을 자주 하는 선배도 있다. 동의한다. 그러면서 나를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의 어떤 기계라고 생각하기로 했고, 그러면서 나 자신에 대한 나르시시즘적 관심이 없어졌다. 또 한 가지는 직장 생활하면 왜 사람이 건강해지는 면이 있잖나. 3년 동안 학교에서 일하면서 시간적으로 고생하다보니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을 다 잊었다. 여자감독이 갖는 어떤 한계가 있다. 자기를 투사하려는 자전적인 성향을 못 벗어난다. 하지만 정도의 차이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다음 작품도 개인적인 나하고는 상관없는 스릴러다.

방법론은 바뀌었겠으나 화두가 바뀐 것 같지는 않다. 여성의 욕망이 언제나 화두다. 다만 <그 집 앞>의 두 주인공 가인과 도희가 겪는 몸의 여행, 말하자면 임신, 낙태, 새로운 사람에 대한 성욕 등이 두 사람에게 양분되어 있었다면, 이번에는 소피라는 한 사람으로 합쳐졌다는 느낌이다.
맞다. 아마 그것도 나 자신에게 관심이 없어지면서 생긴 것 같은데, <그 집 앞>까지는 영화에서 타인과의 관계가 거의 없지 않나. 자기 자신과의 관계만 있을 뿐. 그런데 그걸 관계 안에서 풀게 되면서 한 여자로 합쳐지고, 대신 두 남자가 생긴 것 같다.

아시아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다음 백인 남성 둘을 배치하는 영화의 설정을 생각해보지는 않았을까 추측해봤다.
그러면 아마 지금과 다른 영화가 됐을 거다. 이 영화에서의 미학적 전략이 있다면 모든 장면에 역설이 들어갔으면 하는 거였다. 기본적으로 내러티브도 남편에 대한 희생이 남편에 대한 배반으로 이어진다는 것이고. 또 성모 마리아가 되고 싶은 욕망이 창녀로 전락하는 것이고. 그 역설의 일환 중 하나가 미국에서 가장 주류라 할 수 있는 백인 여성이 아시아 남성 사이에서 갈등하게 되는 것이었다. 백인 여성이 아시아 남성과 결혼하는 경우는 그렇게 오래 미국에 살았어도 두세 커플 이상 본 적이 없다. 그런 식으로 상식을 뛰어 넘는 조합을 만들고 싶었다. 미국사회에서 마이너리티는 사실 앤드루인데 그의 집안에서 마이너리티는 오히려 소피다. 만약 아시아 여성과 미국 남성이었다면 그런 느낌이 나기 어려웠을 거다. 아시아 여성은 전세계에서 가장 하층계급이니까. 힘의 전복을 줄 수가 없다. 또 한 가지는 아까 말한 것처럼 아시아 남성의 무성화한 몸에 섹스를 부여하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몸의 사랑이 정신의 사랑을 넘어서는 이야기라는 게 이 영화의 흥미로운 점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몸에 대한 화두는 앞으로도 본인에게 중요할 것 같다. 여성의 환경이나 사유에 대해 발언하는 방법보다는 늘 여성의 몸에 대해 더 중요하게 말한다.
사랑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몸이다. 비록 나 자신에게 관심이 많이 없어지긴 했지만, 내가 세상과의 접점을 찾으려고 할 때 내가 나라는 인간에 대해 고민할 때, 가장 치열하게 파냈던 게 몸이라는 부분이다. 여자라는 문제를 각인하게 하는 건 결국 몸이니까. 몸에서 시작하지 않는 혁명이나 사유는 의미가 없다고 믿기 때문에. 너무 투사 같은 말인가? (웃음)

영상의 결이 곱다. 촬영은 누가 했나?
매튜 클락이라는 사람인데 이 작품으로 입봉했다. 한국에서는 이 작품이 메인 상업영화지만 미국에서는 저예산영화다보니 스탭을 구하기가 좀 힘든 경우가 있었다. 무엇보다 이 친구는 사람 얼굴을 찍는 데 따듯함과 애정이 느껴지게 하는 재주가 있어 같이 일하게 됐다. 내가 원하는 게 아주 뚜렷했기 때문에 그걸 잘 뒷받침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기도 했고. 같이 만나서 사진에 대한 이야기들을 해보니 말도 잘 통했고. 아니나 다를까, 이 영화 나오자마자 갑자기 급부상해서 지금 잘나가고 있다. 사실은 이런 면도 있었다. 베라가 <조슈아>를 끝내고 되게 힘들어하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촬영장에서는 치어리더가 돼서 기쁘게 해줘야겠구나, 생각하고 있었다. 이 촬영감독이 되게 유머러스하다. 그래서 내가 그 친구하고 같이 촬영장에서 코미디 복식조가 돼줘야겠구나, 생각했다. 나는 감독이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는 작가지만 촬영장에서는 배우들이 잘 놀게 여건을 만들어주는 치어리더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미 합작영화의 연출자로서 차후에 이런 시도를 하려는 연출자들에게 해줄 만한 조언이 있을 것 같다.
이런 건 사실 제작자가 답해야 할 말이긴 한데…. 아, 이런 걸 말하면 좋겠다. 베라와의 인연으로 마틴 스코시즈를 알게 되어 식사 자리에 초대되어 간 적이 있다. 그 사람이야말로 엄청난 거장 아닌가. 안 어울려 보여도 내가 의외로 그 사람 영화를 좋아한다. (웃음) 그런데 그 노련한 거장이 식사 자리에서 꺼내는 얘기가 내가 영화 찍으면서 겪는 고충과 어찌나 똑같던지. 잭 니콜슨은 스탭들이 몹시 어려워해 연락하기를 꺼리는 통에 자기가 매번 연락하느라 고생했다고 하는 말이나, 영화 이거 정말 더러워서 못해먹겠다고 하는 말이나. (웃음) 영화란 크기만 다르지 어디가나 다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뉘앙스와 구체적인 예의범절이 다를 뿐 인간관계가 중요하다. 물론 규모나 까다로운 법적 문제들이 더 있긴 하지만 사람을 중요시해야 하는 건 다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

Source: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469...

한미합작영화 ‘두번째 사랑’연출한 김진아 감독

21일 개봉하는 한·미 합작영화 ‘두번째 사랑’의 김진아 감독(33·사진)은 ‘급진적 페미니스트’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만나는 순간 선입견은 여지없이 허물어졌다. 첫 인상은 부드러웠고 말투 역시 그랬다.

“남성의 법, 권위가 아니라 여성의 자비, 연민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든다고 생각해요.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겨요. ‘여성의 남성화’가 아니라 ‘남성의 여성화’가 이뤄져야죠.”

김감독은 국내보다 해외에 뿌리를 박고 있다. 서울대 미대를 졸업하고 미국 칼아츠에서 영화를 공부한 뒤 하버드대에서 3년간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 사이 만든 ‘그 집 앞’ ‘김진아의 비디오 일기’ 등이 여러 국제영화제에서 주목받았다. 베라 파미가, 하정우 주연의 한·미 합작영화 ‘두번째 사랑’은 그의 장편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두번째 사랑’의 촬영 현장 분위기도 그의 스타일답게 시종 화기애애했다. ‘감독의 카리스마’ 따위는 찾기 힘들었다. 고성 한 번 없는 게 스태프와 배우가 마치 가족 같은 분위기였다.

영화 ‘피아노’의 음악으로 유명한 마이클 니만이 참여한 것도 김감독의 배경과 이런 부드러운 섭외 덕택이었다. “그런 유명한 양반이 음악을 맡아주겠어?”라며 회의하던 사람들도 놀랐다. 영화 음악의 장르는 물론 현대음악에서도 거장급으로 통하는 니만은 국내 영화 음악가들보다도 싼 개런티를 받고 참여했다.

하지만 영화는 그다지 부드럽지 않다. 통속적인 불륜 드라마의 외양을 갖고 있지만 결정적인 곳에서 균열을 보인다. 성공한 미국의 한인과 결혼한 백인 여성 소피가 주인공. 보수적인 기독교도 남편과 그 가족의 열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아이를 가지려 하지만 남편은 수태 능력이 없다. 이에 소피는 남편과 닮은 한인 불법 체류자 지하에게 돈을 지불하고 관계를 맺는다. 다분히 건조한 둘의 관계는 시간이 지나면서 다르게 발전한다.

스토리에 대해 찬반이 엇갈릴 것 같다는 지적에 “싫어하는 이유도 소중하다. 모두가 좋아하거나 모두 반대하는 영화는 싫다. 내 영화가 ‘뭔가 긁는구나’ 싶어서 기분이 좋다”고 지론을 피력했다. 

벌써 그에겐 다음 작품이 기다리고 있다. 할리우드의 유력 에이전시인 CAA와 감독 계약을 맺고, 차기작을 메이저 스튜디오인 패러마운트에서 작업한다. 내년 말 공개될 차기작은 전적으로 할리우드 자본, 배우에 의해 촬영될 예정이다. 

Source: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

‘두번째 사랑’ 첫 한미합작영화 감독 김진아

불륜은 닳고 닳은 소재다. 친한 친구의 남편과 바람피우는 뻔뻔한 여자의 이야기가 TV 앞으로 시청자들을 끌어 들이고 있는 요즘 영화 ‘두 번째 사랑(21일 개봉·18세 관람가)’이 풀어 놓을 보따리는 어쩌면 식상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계 변호사와 결혼한 백인 여성 소피(베라 파미가)가 임신을 조건으로 불법체류자 신분의 지하(하정우)와 계약 관계를 맺다가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는 사뭇 파격적이다. 게다가 남편과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아이가 필요하다는 여자는 원하는 아이를 가진 뒤에도 두 번째 찾아온 사랑을 포기하지 못한다. 관객에 따라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연출을 맡은 김진아(34) 감독의 말대로 현모양처로 살아온 소피가 “어머니가 되는 순간 성에 눈을 떠 창녀로 전락하는” 설정도 그렇거니와 남편을 배신한 여자가 받아야 할 고통스러운 결말도 없다. 여자는 대신 ‘위험한 사랑’을 통해 삶을 온전히 자기의 것으로 만드는 주체적인 인간으로 거듭난다. 영화가 말하고 있는 것은 불륜을 통한 여자의 성장인 셈이다.

“고전영화 ‘자유부인’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김 감독은 불륜여성에 덧씌어진 고정관념을 뒤집고 싶었다고 했다.“자신이 원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 것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여성에 관한 이야기예요. 두 번째 사랑이 아니라 그녀가 찾은 두 번째 삶에 방점을 찍은 영화죠.”

다큐멘터리 ‘김진아의 비디오 일기’와 ‘그집앞’으로 국내외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김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첫 한·미합작으로 탄생된 영화는 뉴욕에서 올 로케이션 됐으며 올해 선댄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기도 했다.

한국배우 하정우와 파란 눈의 금발 여배우 베라 파미가의 조합은 묘한 긴장감을 안겨 준다. 미술을 전공한 감독답게 영상은 세련됐고,‘피아노’의 음악감독 마이클 니먼이 빚어낸 현악 4중주 선율은 스크린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몸이 가니 마음도 갔다.’는 상투적인 이야기를 새로운 포장지에 쌌을 뿐이라는 혹평도 내놓았다. 김 감독은 “이런 반응들이 나온다는 게 너무 재미있다. 내 영화가 감정적인 뭔가를 긁고 있다는 것 아닐까.”라며 오히려 들뜬 표정을 짓는다.

“지금까지 불륜 영화에서 결말은 두 가지였죠. 무릎 꿇고 싹싹 빌어 다시 남편 밑으로 들어가 조신하게 살던가, 아니면 ‘안나 카레리나’처럼 달려오는 기차에 뛰어들어 처절하게 파멸하던가. 저는 이런 것들을 전복시키고 싶었습니다.”

마지막 장면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그러나 한가지는 분명하다. 소피가 행복하다는 것.“관객들은 그녀가 지금 누구와 살고, 아이가 누구의 아이일까를 궁금해 하겠지만 사실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그녀가 진짜 원하는 삶을 스스로 찾았다는 것이 중요하죠. 지하와의 사랑은 통과의례일 뿐이죠.”

차기작은 심리 스릴러물. 파라마운트사와 함께 작업한다. 뛰어난 이야기꾼으로 이름을 떨친 그녀가 본격적으로 주류 시장에 진출하게 되는 것이다. 앞으로도 어떤 식으로든 자각하는 여성을 다룰 것이란다. 타이완 출신으로 할리우드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리안 감독이 그녀의 역할모델이란다.“영국 클래식에서부터 미국식 서부극, 중국 무협 등 어떤 장르에서건 그 안에 항상 억눌린 자아에 관한 이야기를 빼놓지 않아요. 저도 리안 감독을 닮고 싶어요.”

Source: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